올해 2분기 기업들이 줄을 이어 홍콩 및 상하이 증시에 상장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홍콩에서 신주 발행이 급증하는 한편 중국 당국이 상장 요건을 완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득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의 새로운 상장 규정에 관한 협의 기간이 종료함에 따라 기업 상장에 대한 규제가 곧 완화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상하이 증시의 시가총액이 지난 2007년 10월 이후 60% 이상 급감해 규제 완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런 낙관론이 최근 시장심리의 개선과 맞물려 중국 내에서의 기업공개(IPO)가 2007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올해 들어 상하이 종합지수가 51% 상승하고 항셍지수도 30% 오른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UBS의 스티븐 바그 아시아 유가증권시장 대표는 “CRSC가 규정을 시행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겠지만 증시 유동성을 더욱 확대시킬 것은 확실하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민생은행은 최근 홍콩 증시에서 최대 15%의 신주를 발행할 것이라며 계속해서 증자할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기업들의 기업공개(IPO)도 이어지고 있다. AIG의 아시아 태평양 사업부문인 AIA는 최근 IPO를 통해 50억달러를 조달할 예정이고 중국 알루미늄 업체인 중왕홀딩스도 지난 8일
홍콩 증시에서 13억달러를 조달해 세계 최대 규모의 IPO가 됐다.
이밖에도 홍콩증시에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을 여럿이다. 이번주에는 중국 화학제품 생산업체인 루메나가 크레디트스위스, 맥커리, BOCI등이 주관하는 500억~700억달러 규모의 IPO을 계획하고 있다. 중국 농업은행도 홍콩증시와 상하이 증시에 동시 상장해 80억~10억달러를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인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홍콩 증시에서 현재까지 8개 기업의 상장을 통해 16.1억달러가 조달됐다. 이는 지난해 홍콩과 상하이 증시에서 32개의 IPO로 183억3000만달러가 조달된 것에 비해 미진한 결과지만 예정된 IPO가 줄을 잇고 있어 올해 말에는 지난해를 능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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