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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 흉내내기 아닌 여백의 미학 보일 것"

주공 공동주택 한옥디자인개발을 제시한 이원욱 소장


"전통을 진보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낡고 버려져야 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제는 전통이 거대한 실험의 장이 돼야 할 때다"
 
대한주택공사가 2010년 착공 예정인 시흥목감지구 한옥아파트. 이 아파트의 한옥 디자인을 제시한 금성건축사사무소를 찾아 한옥아파트 개발안을 담당한 이원욱 소장을 만났다.
 
그는 단순히 전통문양과 목질감으로 승부하려는 것이 아니다. 전통한옥의 비례와 공간, 천연재료, 색감을 녹여 한옥이 내포한 쓰임새와 법식을 따르는 설계를 아파트에 적용시킬 계획이다.
 
우선 '개발안'은 분양성, 대중성 등 '아파트'라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내부공간에 한옥의 구조와 장점을 섞어 설계했다. 이를 토대로 아파트에 적용가능한 수준으로 조율한 '시범안'이 나온다.
 
이 소장은 이번 프로젝트 설계에서 그동안 표피적이고 관념적으로 인식됐던 한옥의 진정한 전통적 가치를 살려내고 그 기능을 살려내고자 했다.
 
최근 정부는 북촌과 같은 한옥마을 조성사업을 통해 한옥의 보급과 존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소장은 이런 흐름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건축에서 우리다운 색깔을 갖출수 있는 중요한 시기로 '반짝가수' 처럼 붐만 일다 사그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우려했다.
 
이 소장이 제시한 공동주택한옥디자인 속에는 한옥의 과학적 근거인 뒷뜰과 마당, 사랑방과 같은 여유의 공간이 속속 담겨있다.
 
남향의 뙤양볕을 쬐는 마당과 그늘진 뒷뜰은 각각 더운공기와 차가운 공기를 형성한다. 차가운 공기가 뜨거운 공기로 이동하면서 기류변화에 의한 통풍으로 대청마루가 시원해지는 원리다.
 
사랑방은 최근 아파트 인테리어에서 많이 등장하는 휴식과 은거의 공간인 알파룸이다. 또 개인작업의 공간이기도 하다.
 
한국의 평균가족 구성원수는 현재 3.3명으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앞으로 1~2인가구 증가로 축소율은 더 커질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정서적 공간의 요구는 커져가고 있다. 이와 함께 마당과 누마루는 접대와 관상용으로서 역할한다.
 
따라서 한옥아파트는 보통 아파트가 3~4개의 방을 지녔다면 2~3개로 줄이며, 여백과 여유가 있는 내부공간을 이뤘다.
 
벽체도 내부는 콘크리트지만 외부는 황토, 백토, 목질로 천연재료를 살리고 주차장과 단위시설물에는 전통문양으로 멋을 낸 디자인도 선보였다.
 
이러한 시도에 대해 '콘크리트에 한옥'이라는 비판의 시선도 따갑다.

하지만 이 소장은 "법주사 팔상전, 화엄사 각황전 등의 요소를 담은 민속박물관도 한때 '코미디'라는 소리를 들으면서 이러한 시도들이 사라졌었다"며 "전시대의 과도기적 산물로서 다시 우리시대의 흐름에 섞여가고 변화를 수용하는 창조적 계승이 필요 할 것"이라고 답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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