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장세 통한 방향성 탐색 지속될 수도..시장참가자들 "1220~1270원 레인지 전망"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오는 11일 열릴 남북 실무자급 회담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북한이 권력 세습과정에서 최근 단거리 미사일을 6발이나 연속 발사하면서 남북간 긴장과 지정학적리스크를 유발한 만큼 이번 회담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주 원·달러 환율 역시 반전장세의 연속이었다. 환율은 일정한 방향성 없이 하루가 멀다하고 흔들렸다. 주간 변동 추이를 봤을 때도 1일 하락, 2일 상승, 3일 하락, 4일 상승, 5일 하락으로 하루씩 번갈아가며 방향이 뒤집혔다.
주말 뉴욕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 고용지표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있지만 랠리는 쉬어가는 분위기다. 유가 역시 소폭 하락했다. 주말 역외 원·달러 환율은 1248.0원/1252.0원으로 최종호가되며 상승했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가 '-2.60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전일 서울환시 현물환 종가 1243.0원 대비 9.60원 오른 셈이다.
통상 환율이 개장시 역외 환율을 반영하는 측면이 크다는 점으로 미뤄볼 때 주초반 원·달러 환율이 1250원선에서 출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다음주에도 장중 반전을 거듭한다면 역시 시장참가자들의 희비가 순식간에 엇갈리는 어려운 장세가 이어질 수도 있다. 현재 증시 방향성, 역외 환율 등을 제외하면 이렇다할 재료는 없는 상태다.
외환시장은 점차 이벤트성 재료보다 펀더멘털 회복 쪽으로 눈길을 주고 있는 분위기다. 돌출 재료가 없을 경우 추세를 바라보는 것이 안전하다는 시장 심리도 가세하고 있다.
북한 리스크가 이번주 회담에서 어느정도 해소의 기미를 보인다면 원·달러 환율도 아래쪽을 테스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오는 11일 남북 실무자급 회담 뿐만 아니라 오는 16일 한미정상회담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대북 강경 정책이 쏟아져 나올 가능성도 염두해둬야 한다.
북한 관련 리스크에 대해 시장의 내성이 생겼다고는 하지만 대북정책의 변화 등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까지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달을 경우 외환시장이 무풍지대로 머물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이번주 원·달러 환율도 기존의 레인지 폭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 회복에 대한 낙관론이 여전히 나오고 있고 1200원 초반이 예상외로 단단한 지지력을 보이고 있어 환율의 추가 움직임이 제한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즉, 눈치장세가 지속되면서 장중 뒤집기를 통한 방향성 탐색이 이어질 수도 있다.
우리은행은 "다음주 미국 경제지표는 소비자지수가 남아있는데 이에 따라 뉴욕증시가 어디로 갈지가 관건"이라며 "증시 상승, 달러약세가 지속될 경우 1230원 붕괴를 시도할 수도 있으나 결제 수요와 더불어 시장참가자들의 정부 개입 경계감이 강해 1220~1260원 정도에서 움직일 공산이 클 것"고 내다봤다.
국민은행은 "다음주도 주식 시장에 연동돼서 움직일 가능성이 큰 가운데 북한과의 실무자급 회담 성과가 주목된다"며 "우선은 1220원~1270원 레인지로 보고 있지만 저가 매수가 자꾸 유입되고 있고 생각보다 역외세력이 크게 반응을 안하고 있어 이벤트성 뉴스보다는 경제 전반의 펀더멘털 쪽을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원종현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도 "국내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단기적 영향은 있더라도 여전히 전체적으로는 글로벌 달러화 약세에 편승해 환율은 하락기조가 계속될 것"이라며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경상수지 흑자폭이 줄고 있으나 글로벌 경기회복 속도는 여전히 더딘 모습을 보이고 있어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원화 강세 속도는 그리 빠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본격적인 환율 하락국면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여전히 걸림돌이 있어 당분간은 일정 범위, 1230원~1280원 내에서 큰 변화 없는 환율추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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