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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지표는 '안정' 체감은 '악화'

정부 "연 2%대 후반" 장담.. '장바구니 물가' 불안은 여전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시 하반기 오름세 확산될 수도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개월 만에 2%대로 떨어졌다.

그러나 가계 소비가 많은 농수축산물의 가격은 크게 올라 '장바구니 물가'는 여전히 불안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앞으로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또한 줄줄이 인상될 전망이어서 지표와 체감 물가간의 괴리가 한층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에 비해 2.7%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대비 2%대에 진입한 건 지난 2007년 9월 2.3%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올 1월 3.7%를 기록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월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 인상으로 인해 4.1%까지 치솟은 후 3월 3.9%, 4월 3.6% 등으로 3개월 연속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송성헌 통계청 물가통계과장은 "석유류 가격이 전년 동월에 비해 크게 떨어지면서 물가 상승률 또한 대폭 하락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 작년 5월 120달러를 상회한 국제유가(두바이유)는 현재 60달러대를 기록하고 있다.

또 윤종원 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환율 하락과 경기하강 요인 등이 반영되면서 물가상승률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6월 이후에도 이 같은 추세가 계속돼 연간 기준으론 2% 후반대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전반적인 물가 안정세에도 불구하고 연초부터 계속된 일부 농수축산물 가격의 오름세는 여전한 상황.

생활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달에 비해 1.8% 오르며 2002년 8월(1.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으나, 생선·채소·과실류를 대상으로 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대비로 15.7%나 올랐다.
 
특히 배추 가격이 1년 전보다 100% 이상 급등했으며, 명태(44.3%), 고등어(43.3%), 닭고기(41.1%), 양파(34.7%), 갈치(17.6%) 등의 상승폭이 컸다.
 
아울러 서민들이 즐겨 찾는 소주와 삼겹살(외식) 가격은 같은 기간 각각 7.1%와 12% 올랐고, 샴푸(16.1%), 화장지(10.1%)등 생활용품 가격과 목욕료(9.6%), 미용료(6.1%), 유치원 납입금(5.4%) 등 개인서비스 요금도 상승세를 유지했다.

우유(34.9%), 식용유(18.4%), 설탕(16.0%), 고추장(14.2%) 등도 가격이 올랐다.

재정부는 "농수축산물의 경우 봄 가뭄과 재배면적 감소 등에 따른 '공급 충격'이 햇작물 출하가 늘면서 해소되고 있다"고 설명했으나 공산품에 대해선 이렇다 할 대책을 못 내놓고 있다.
 
여기에 향후 공공요금 인상 가능성 등을 감안한다면 생활비 부담에 따른 불황 속 서민 가계의 고통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재정부는 "27개 중앙 및 지방 공공요금 중 인상요인이 누적된 전기, 가스, 택시 등 2∼3개만 요금 조정이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들 요금이 산업 전반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감안할 경우 올 하반기에 물가 오름세가 재차 확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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