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만화에서 경영을 배우다
장상용 지음/ 비전코리아 펴냄/ 1만2000원
“당신은 책을 좋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만화라면 다를지도 모른다) 또한 당신의 생활은 부질없는 야심과 쾌락을 추구하는 데 바쁠 지도 모른다. (‘바쁘다’는 마음이 생겨나지 않고 없어서다) 그러나 세상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광범위하다. (맞는 얘기다. 나는 ‘CEO, 만화에서 경영을 배우다’라는 제목의 책이 세상에 나올 줄 전혀 몰랐다) 그 세계는 책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프랑스의 계몽사상가 볼테르가 남긴 명언에다 (내 생각)을 적나라하게 보탰다. 사람들은 왜 책을 도통 읽으려고 들지 않을까? 한마디로 답하자면 ‘재미’가 없어서다. 그렇다면 왜 ‘세 살 버릇이 여든 까지 간다’는 걸까? 그것은 ‘습관’이 들어서다. 그러니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습관이 들지 않으면 책을 좋아할 수 없다. 더욱이 ‘한 권의 책이 내 인생을 바꾼다’라는 말은 인터뷰용이지 개인에게 진실이 차마 아닐지도 혹 모른다.
누군가 그랬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은 전형적인 책벌레들이 아니라 하루하루를 대단히 열정적으로 사는 사람들이라고. 틀리지 않는 이야기다. 만화기획자이자 스포츠신문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이 책의 저자인 장상용씨에 따르면 지금 대한민국은, 즉 대기업의 CEO와 경제계 수장들이 만화에 빠져 있다 한다. 요컨대 CEO의 방에는 ‘미스터 초밥왕’, ‘신의 물방울’, ‘식객’ 등의 만화가 서재 한쪽을 차지하고 있다고.
왜? 그럴까. 이유는 간단하다. 만화를 통해서 기업운영을 위한 지혜를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만화를 통해서 인생은 물론, 기업의 의미를 깨달았다고 술회하는 대표적인 경영자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병렬 신세계 푸드 사장, 이동호 대우자동차판매 사장, 최신규 손오공 대표, 남승우 풀무원 사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이 있다고 책은 전한다. 특히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만화 ‘리니지’를 게임으로 만들어 업계 최고의 자리에 오른 CEO로, 만화 콘텐츠의 파워를 직접적으로 맛본 사람이다, 라고 책은 소개한다.
그러니 어쩌랴. 뉴리더의 책꽂이엔들 무시할 수 없는 책인 셈이다. 어쨌거나 책은 CEO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경영의 지혜를 국내외 다양한 장르의 만화작품을 통해서 요목조목 파고들며 들이댄다. 허영만의 ‘식객’을 통해서는 창조적 트렌드를 만드는 이노베이션 경영을 말하는가 하면 고우영의 만화 ‘삼국지’를 통해서는 조직을 성공으로 이끄는 리더십 경영을 주장한다. 다시 허영만의 ‘꼴’을 가지고는 관상학, 즉 ‘사람을 보는 눈을 키워라’고 강조하는가 하면 이두호의 만화 ‘덩더꿍’을 가지고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배우라고 강조한다.
시가 됐든, 영화가 됐든, 와인이 됐든, 아니면 심지어 만화가 됐든지 간에 CEO의 상상력이 죽고서는 기업의 미래 운명은 이제 한치 앞도 헤아릴 수 없는 처지와 다름없다. 그러므로 경영자라면 책에 당장 재미가 없다면 최소한 만화라도 우선 재미를 붙일 필요가 있다. 만화는 재밌다. 그뿐인가. 상상력을 키울 수 있다. 더욱이 만화 속 주인공을 통해서 인재를 얻는 기술도 배울 수 있다. 요리에서부터 마케팅, 조직을 성공으로 이끄는 리더십, 경영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력, 인간경영까지…. 이 책은 당당하게 만화책을 사장의 방에다 꽂아도 좋다, 괜찮다, 라고 귀띔한다.
심상훈 북칼럼니스트 ylmfa9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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