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그룹 15개 계열사 공동 투쟁 선언해
초유의 경제위기 속에 올해 임단협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고되는 가운데 현대기아차그룹 내 15개 노조가 공동 투쟁을 선언하고 나서 노사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현대차, 기아차, 현대제철, 현대로템, 위아 등 현대기아차그룹 내 15개 계열사 노조는 26일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대기아차그룹사 노동조합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날 노조는 "그룹 전체 계열사에서 발생하고 있는 노동자 탄압과 일방적 구조조정에 맞서 공동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그룹 내 15개 노조는 지난 2006년부터 매월 '현대기아차 그룹 정책단 회의'를 통해 재무제표 등 정보를 공유하고 정책 현안을 논의해왔다. 역사를 더 거슬러 올라가면 지난 1994년 해체된 현총련(현대 그룹 내 노조 연합)이 그룹 차원 노조로서 적잖은 영향력을 발휘한 바 있다.
그러나 현총련 이후 현실적으로 파업 등 실천 투쟁 과정에서 현대기아차그룹 내 개별 노조가 함께 행동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각 사업장 별 현안이 다르며 임단협 요구안 수준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한편 금속노조와 개별행보를 선언해 관심을 모았던 현대차 노조는 이르면 내달 말께 금속노조의 투쟁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김태곤 현대차노조 수석 부지부장은 "금속노조 투쟁노선과 계속해서 별도로 갈 수는 없다"며 "금속노조와 민주노총이 6월 말 본격적인 일정을 시작할 예정이므로 현대차 노조도 충분히 일정을 사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부지부장은 "회사 수익구조도 악화된 만큼 올해 임단협은 어려울 것"이라며 "노조가 역대 최저 수준의 요구안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복지예산을 줄인 안을 내놓는 등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노조는 이르면 내주부터 노조 지도부로 구성된 본사 항의투쟁단을 조직해 서울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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