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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전대통령 서거]檢과 '29년' 질긴 악연 죽음으로 끊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검찰과의 질긴 악연을 결국 죽음으로 끊는 길을 선택했다.
 
검찰과의 오랜 악연은 노 전 대통령이 변호사로 활동하던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노 전 대통령은 1981년 20여명의 학생들이 사회과학 서적을 읽었다는 이유로 좌익사범으로 기소된 '부림사건'의 변론을 맡으면서 검찰과 첫 대립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인권 변호사 시절이다.
 
1987년에는 최루탄에 맞아 사망한 대우조선 노동자 이석규씨 사건에 개입 '제3자 개입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의 이런 인권 변호사 시절 검찰과의 악연이 검찰 개혁의 도화선 역할을 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검찰 개혁을 화두로 삼았다.
 
당시 검찰총장보다 후배인 강금실 변호사를 법무부 장관으로 앉힌 것도 노 전 대통령의 이 같은 의지를 반영하는 사례로 기억되고 있다.
 
검찰이 반발하자 노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처음으로 '대통령과 평검사간 대화' 시간을 가졌다.
 
노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일부 검사들이 수사 외압 의혹 등을 거론하자 유행어 수준으로 퍼진 "이쯤 되면 막 하자는 거지요"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평검사간 대화 시간 직후 김각영 당시 검찰총장이 참여정부의 검찰 개혁 방향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자진사퇴하면서 골은 더욱 깊어졌다.
 
노 전 대통령과 검찰과의 갈등은 퇴임 후 최근까지 진행된 '박연차 게이트' 수사 기간.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세 번째로 검찰에 소환되는 수모를 당했고, 부인인 권양숙 여사, 자녀들 그리고 측근인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과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이광재 민주당 의원 등이 줄줄이 구속되며 자존심 훼손은 극에 달했다.
 
결국 노 전 대통령은 봉하마을 사저 뒤에 있는 봉화산 부엉이 바위에서 투신, 검찰과의 오랜 악연을 끝내고 말았다.

이승국 기자 ink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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