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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시인 "결혼은 慢畵에 틀림없다"

[아시아경제신문 박소연 기자]천재시인 이상(1910~1937)이 절친한 친구였던 소설가 구보 박태원(1909~1987)의 결혼식 방명록에 남긴 친필 축하 메시지가 공개됐다.

구보의 장남 일영(70) 씨는 내달 15일 서울 청계천문화관에서 개막하는 구보의 유물 전시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를 발견했다고 20일 밝혔다.

이상은 방명록에서 "結婚(결혼)은 卽(즉) 慢畵(만화)에 틀님업고 / 慢畵의 實演(실연)에 틀님업다 / 慢畵實演(만화실연)의 眞摯味(진지미)는 / 또다시 慢畵로- 輪廻(윤회)한다"고 적었다.

특이한 것은 이상이 '만화'에 원래 사용되는 '흩어지다', '넘치다'의 의미를 가진 '漫(만)'자를 쓰는 대신 부수를 살짝 바꿔 '게으르다', '느슨하다'의 의미를 가진 '慢(만)'자를 사용한 것.

이는 이상이 시에서 '조감도(鳥瞰圖)'를 '오감도(烏瞰圖)'로 바꿔쓰거나, '매춘(賣春)'에 '살 매(買)'를 사용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만화'가 가진 허황된 것이라는 이미지에 '느슨하고 일상적인 그림'이라는 의미를 더한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자들은 해석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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