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이 찾아들면서 이곳저곳에서 기업간의 인수·합병(M&A) 소식들이 들려옵니다.
그동안 금융위기다 경기침체다 하는 심리적 불안 때문에 겨울잠을 자던 '자금'들이 갈 곳을 찾아 다니기 시작한 모양입니다.
재벌그룹 계열사들이 먼저 눈에 띄네요.
지난 13일 LG파워콤과 LG데이콤은 시장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발단은 한 증권사의 리포트였죠.
이날 아침 굿모닝신한증권의 진창환·성준원 애널리스트는 LG파워콤에 대해 LG데이콤과의 합병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진 애널리스트는 "LG그룹의 통신 사업에 대한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고 합병 시너지도 크기 때문에 성사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LG파워콤 주식에 대해 '매수' 투자의견과 8500원의 목표주가도 내놨죠. 전일 종가는 6440원이었습니다.
LG파워콤 주가는 개장 후 10여분 사이에 7% 가까이 오르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거래소의 조회공시와 함께 상한가로 치솟았습니다.
거래량은 무려 290만여주로 전일 거래량의 14배 수준으로 폭발했고, 장 마감 이후에도 20만여주 이상의 상한가 매수 잔량이 쌓였습니다.
LG데이콤도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전일 대비 3.71% 오르는 강세를 보였습니다.
FnC코오롱도 이슈가 됐습니다. FnC코오롱은 지난 12일 장을 마친 후 코오롱으로의 피흡수합병을 발표했습니다.
코오롱이 보유하고 있는 FnC코오롱의 지분이 약 90%에 달해 사실 유통물량은 얼마되지 않지만 이날 개장 직후부터 초강세를 보여 FnC코오롱은 상한가, 코오롱은 6% 이상 급등하면서 장을 마쳤습니다.
나은채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합병 결정은 사실상 결정된 수순"이라는 평을 내놨습니다. 양사 주가도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외에도 많습니다.
산업은행이 투자자들을 통해 사모투자회사(PEF)를 만들어 동부하이텍의 자회사인 동부메탈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도 있었습니다. 역시 동부하이텍은 상한가로 장을 마쳤습니다.
수차례 무산된 한글과컴퓨터 매각도 점점 윤곽이 드러나는 모습이고 일부 상장사가 타 업종의 기업을 인수한다는 '설'들도 전해졌습니다. 현대중공업이 현대종합상사 매각 입찰에 참여한다는 소식도 있군요.
이래저래 M&A 소식이 연이어집니다. 관련 기업들의 주가 역시 급등해 투자자들의 관심도 촉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합병은 진행 과정에서 무산될 수도 있고, 사실과 다르게 진행될 수도 있는게 사실입니다.
역시 기업은 실적과 펀더멘털이 중요하다는 얘기입니다. 투자는 결국 본인이 책임을 져야합니다.
황상욱 기자 oo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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