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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나는 네가 '짝사랑' 한 일을 알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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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나는 네가 '짝사랑' 한 일을 알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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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 박소연 기자]누구나 한 번쯤 지독한 짝사랑을 경험해 봤을 것이다. 학창시절 말 못하고 혼자 상상하며 눈물지었던 귀여운 짝사랑에서부터 사귀던 애인에게 갑작스런 결별을 통보받고 스토커와도 같은 집착으로 매달려 본 기억, 추운 겨울날 그 또는 그녀의 집앞을 서성이며 발이 꽁꽁얼도록 기다리다 몸져누운 일, 임자있는 사람을 좋아해 잠깐 정신줄을 놓아버린 경우도 있을 수 있겠다.

뮤지컬 '기쁜 우리 젊은 날'은 한 남자의 지독한 짝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대학 시절 연극 공연을 통해 처음 본 여자에게 반해버린 남자는 그녀의 공연 때마다 익명으로 선물을 보내곤 한다. 남자는 크리스마스날에 용기를 내 고백하려 나서지만 미모의 그 여인은 산부인과 전문의와 결혼을 해 뉴욕으로 떠난다.


3년의 시간이 흐르고 힘든 시간끝에 '돌아온 싱글'이 된 그녀를 우연히 다시 만난 그는 그녀의 아픔을 껴안기로 결심한다. 끈질긴 구애끝에 결혼에 성공해 잠시 행복한 시절을 보내던 그들은 여자의 임신중독증으로 사별한다.(는 다소 진부한 스토리)

하지만 원래 사는게 신파라고, 식상하다고 인정한다면 또한 그 미모의 여인을 연기하는 배우가 엄지원이라면 '닥치고 스토리에 집중'이 가능하다.


[마니아]나는 네가 '짝사랑' 한 일을 알고있다

짝사랑은 크게 세가지 유형으로 분류가 가능하다. 자기 안에서만 맴도는 짝사랑, 즉 고백도 하지 않고 혼자 조용히 미소지으며 떠올리고 마주치면 가슴떨리는 수준으로 생의 활력소가 되곤 한다. 이런 정도의 기분은 모두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다음은 공격적인 짝사랑이다. '내가 너를 이만큼 좋아한다'는 것을 말과 행동으로 보여주고 자신의 감정을 상대방에게도 강요하는 방식이다. 때로는 이런 방식은 '스토킹'이라고 불리워 지기도 하고, 지나치면 상대방에게 공포감을 유발하기도 한다.


사랑의 징표로 우편함에 뱀을 넣어둔다던가, 장문의 편지를 통해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며 이런 나를 받아주지 않는 너는 얼마나 나쁜사람인지에 대해 구구절절이 설명을 하는 정도는 애교다. 문을 열고 들어가 짝사랑 상대의 거실에 다소곳이 앉아 방긋웃으며 '밥을 해놨으니 같이먹자'는 둥 '갈치조림이 살이 통통하니 맛있다. 어서 먹어 보라'는 둥 하면 현행범으로 체포된다.


이와는 반대로 이타적이고 헌신적인 짝사랑의 모습도 있다. 말없이 뒤에서 도와주고 내 사랑에 상응하는 사랑을 되돌려 받으려는 생각이 적은(아예없다고 말하기는 힘든) 형태다. 물론 현실적인 짝사랑의 모습은 이런 세가지가 혼합돼 나타날 것이며 이런 분류는 전문가의 자문을 받지 않았음을 밝힌다.


'기쁜 우리 젊은날'에서 남자가 보여주는 짝사랑의 모습은 그 중 다소 이타적인 짝사랑에 해당된다. 팬으로서 시작된 사랑의 모습이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 뒤에서 지켜보며 그녀가 어려움에 처해 있을때마다 나타나 도와주고 그녀가 거부할 때는 적당히 물러나 있는다.


하지만 여기서 그 남자의 사랑이 지고지순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에는 숨겨진 이유가 있다. 처음부터 그녀는 무대위 밝은 불빛아래 있었고 그는 불이 꺼진 객석에서 그녀를 바라보는 위치였다. 그 다음은 다른 남자에게 시집을 갔으며, 자신과 함께 하게 됐을 때 그는 그녀와 사별하게 된다.


끝까지 그는 그녀를 가질 수 없었던 것이다. 다소 막돼먹은 말이지만 이로서 그의 숭고한 짝사랑은 완성된다. 가질 수 없는 짝사랑에 대해 완벽한 구성을 가진 작품이 '기쁜 우리 젊은 날'이라는 말이 된다.


1980년대 한국 멜로 최고의 수작으로 꼽히는 배창호 감독 안성기 황신혜 주연의 영화 '기쁜 우리 젊은 날'을 각색한 이 작품은 역시나 뻔한 스토리였지만, 알고보면 짝사랑에 대한 교과서였던 셈이다.


만약 그녀가 크리스마스날 그의 고백을 받아들여 그와 결혼해 살을 섞고 함께 방귀도 트면서 살았다면, '아는?' '밥묵자' '자자'를 되풀이하는 시츄에이션 코미디 정(情) 스토리가 나왔을 것이다.


[마니아]나는 네가 '짝사랑' 한 일을 알고있다

※남은 이야기
우연히 이날 같은 공연을 함께 본 홍상수 감독은 엄지원의 연기를 "귀엽다"고 평가했다. 이날 엄지원은 위태위태한 가창력으로 팬들의 가슴을 졸이게 만들었으며 약 1.5번의 '삑사리'를 내며 애교만점의 연기력을 보여줬다.


엄지원은 홍 감독의 최근작 '잘알지도 못하면서'를 노개런티로 출연했다. 영화주간지 씨네oo에 따르면 엄씨는 홍 감독에게 특별히 다른 연기자들과는 차별화해 하루에 1만원씩 과자값을 요구해 흔쾌히 승낙을 받아냈다는데, 아직 과자값을 못받았다고.


아울러 주말이라 야구모자를 눌러쓰고 공연장을 찾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배창호 감독의 영화는 시대적인 배경도 함께 녹여냈는데 이번 작품은 그런 부분은 없어 아쉽다"면서도 "멜로에 그런 것이 들어있으면 무거울 수도 있으니 오히려 잘한 것 같기도 하다"는 황희정승같은 평가를 내놓았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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