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대책회의 개최
채권금융기관들 구조조정에 책임다해야 '한목소리'
이명박 대통령과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 소극적으로 일관해온 채권금융기관들의 책임감을 강조하며 질타하는 등 압박수위를 높였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정부가 하는 일은 그동안 금융기관이 저지른 일을 뒷바라지해 온 것"이라며 "(금융기관들이)최고의 대우를 받으면서 소극적이고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이와 함께 구조조정 책임자들이 소극적이고 단기적으로 판단하지 말고 희생정신과 역사적 인식을 갖고 오직 결과로 평가받겠다는 자세로 일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아직 글로벌 경제위기가 진행되고 있는데 최근 경제지표가 다소 개선되고 외국 금융기관들이 긍정평가를 하고 있다는 이유로 조금 버티면 구조조정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기업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옥석이 가려서 구조조정을 할 기업들이 빨리 구조조정돼야 건실한 기업 살아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자본이 한쪽으로 쏠리는 것도 사실은 걱정이다. 외국자본이 왔다고 쏙 빠져버리면 어쩌냐"고 우려하면서 "여유자금들이 생산과 투자에 몰렸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1층 민원센터를 방문, 불법 대부업체로부터 피해를 입은 민원을 직접청취하는 등 서민금융에 대한 피해예방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이날 김종창 금융감독원장도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현재 진행중인 45개 대기업 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해 다각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할 계획이라고 보고하면서 구조조정 과정에서 채권금융기관들의 추진상황을 밀착 점검하는 한편 주채권은행의 대응이 미흡할 경우 엄중한 책임을 묻기로 했다.
한편 금융감독당국은 채권금융기관들이 구조조정기업에 신규 자금을 지원할 때 현행보다 충당금 적립부담을 50% 수준으로 완화해주는 한편 채권 동결기간은 연체기간에서 제외하는 등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내달 중 금융감독원은 주채권은행을 통해 금융권 차입 규모가 큰 45개 대기업그룹을 매년 주채무계열로 선정, 관리키로 하고 주채무계열을 대상으로 주채권은행이 매년 4월말까지 정기 재무구조평가를 실시해 합격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특히 차입 및 무리한 M&A(인수합병) 등을 통해 과도하게 외형을 확대하여 유동성 악화가 우려되는 계열에 대해서는 계열사 매각 등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김양규 기자 kyk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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