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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간 입씨름에 한은법 개정 끝내 무산

부처간 이견으로 오는 9월 정기국회때 재 논의

한국은행의 기능을 강화하는 한은법 개정안이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끝내 처리되지 못하면서 9월로 결론을 미뤘다.

지난 27일 전체회의에서도 부처간 이견으로 한차례 연기된 한은법 개정안 처리는 결국 각 관계기관 및 국회 상임위간을 둘러싼 갈등을 극복하지 못한 셈이다.

한은법 개정안은 한은의 설립 목적에 금융안정 기능을 추가하고 제한적인 직접조사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각 부처간 밥그릇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이었다.

한은법 개정은 전반적인 감독체계 개편과 맞물려 관계 기관 간 이견을 조율하고 9~10월 정기국회 때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관계기관 동상이몽..결국 처리 물건너가=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29일 전체회의를 열고 한은법 처리 문제를 논의했지만, 이날 중 표결을 통해 처리하자는 주장과 정부 부처간 조율할 시간을 주자는 의견이 평팽히 맞서 결국 정기국회에서 재논의하기로 결정했다.

법개정 논의는 기존의 한은법으로는 한은이 위기에 대처하기에 미흡하다는 우려에서 출발했다.

금융위기 이후 한은의 금융안정 기능이 부각됐지만 정작 한은법은 '물가안정'만정책목표로 규정하고 있다 보니 적극적인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개정안은 정책목표에 '금융안정'을 추가했다.

그러나 발목을 잡은 것은 바로 한은의 직접조사권 부여다.

감독 당국은 사실상 중복 감독으로, 통합금융감독 기구가 있는 현행 감독 체계에 근본적으로 어긋난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한은이 직접검사권을 갖게 되면 피감기관인 금융회사의 부담만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27일 "우리나라처럼 통합 감독기구가 설치된 국가에서 중앙은행이 공동검사권을 가진 사례는 없다"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재정위에 참석해 "중앙은행과 정부의 관계가 첨예한 대립이나 소모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한은법 개정에) 시간을 좀 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9월로 일단 미뤄=이에 따라 한은법 개정은 오는 9월이나 10월 정기국회에서 다뤄지게 된다.

일부 의원들은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부처간 조율이 이뤄질 가능성이 없는 만큼 이번 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요구한 반면 다른 의원들은 정부간 절충안을 마련할 기회를 제공하자고 주장했다.

처리 시점에 대해 타협점을 찾지 못하자 재정위원장인 한나라당 서병수 의원은 재정부가 협의를 거쳐 정기국회 개회 전까지 절충안을 마련하고 거시경제보고서도 함께 제출하는 것을 조건으로 정기국회로 처리 시기를 미뤘다.

한나라당은 대통령이나 총리실 직속으로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올해 정기국회까지 감독체계 개편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현재 금융정책과 감독, 집행 업무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으로 분산돼 있어 금융시장의 현안에 신속하고 종합적인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야당에서는 경제부총리를 부활시켜 재정부가 국내외 금융정책을 총괄하고 금융위와 금감원을 통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재정위 법안심사소위의 김종률 위원장은 "한은이 지급결제 참가기관에 대한 서면.실지조사를 하도록 규정하는 부분에 대해 재정부와 금감원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이 부분을 제외하고 시행 시기를 법 공포 이후가 아니라 내년 1월로 늦추는 방안을 제출하겠다"며 수정안을 제안했다.

윤증현 장관은 "(한은법을 포함한 금융감독 체계 관련 법안을) 정기국회 때까지내겠다"고 밝혔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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