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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독감, 세계 금융시장 강타(종합)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돼지 인플루엔자가 전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27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숙주인 돼지선물가격이 폭락하는 한편 환율시장에서는 멕시코 페소화가 급락, 증시에서는 항공주와 바이러스 백신관련주의 명암이 엇갈렸다.

◆ 돼지독감, 멕시코-뉴욕 증시 강타 = 이날 대재앙의 진원지인 멕시코 증시의 볼사 지수는 전일 대비 3.34% 급락한 2만1827.11로 거래를 마친 가운데 전날 아시아 증시에 이어 뉴욕 증시는 돼지 인플루엔자(SI) 확산이 세계 경제활동에 타격을 줘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로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지난주 종가보다 51.29포인트(0.64%) 떨어진 8025.00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 지수는 14.88포인트(0.88%) 내린 1679.41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8.72포인트(1.01%) 하락한 857.51을 기록했다.

이날 뉴욕 증시는 제너럴모터스(GM)가 자구책 시한인 6월1일에 앞서 파산을 피하기 위해 대대적인 자구책을 발표하고, 크라이슬러도 노조와 임금삭감 및 건강보험혜택 삭감 등에 합의하면서 낙관적 분위기가 조성됐음에도 SI에 대한 우려로 투자심리가 흔들렸다.

멕시코에서 시작된 SI가 미국과 캐나다에 이어 유럽으로도 번진 가운데 SI가 세계적 전염병으로 확산될 경우 이에 따른 막대한 경제적 손실은 물론 교역과 여행의 위축도 우려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댄스크은행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라스 크리스턴선은 "돼지 인플루엔자가 전세계적 전염병으로 발전할 경우 세계 증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세계 거시경제에 미칠 영향을 측정하기가 거의 불가능하지만 2003년 발생한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에 비해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 국제상품시장 일제 급락=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와 시카고상품거래소(CBOT)는 돼지 인플루엔자가 청신호가 켜지고 있는 세계 경제에 그늘을 드리울 것이라는 우려로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NYMEX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지난주 종가보다 1.41달러(2.7%) 하락한 배럴당 50.14 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런던 ICE 선물시장의 6월물 브렌트유는 1.28달러(2.5%) 하락한 배럴당 50.39 달러를 기록했다.
한 때 WTI는 이날 세계보건기구(WHO) 관계자가 "돼지 인플루엔자가 북미 전역으로 확산될 수도 있다"는 발언으로 6.9%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지난한 주 동안 5.3% 급등한 6월물 금 가격은 전일 대비 5.90달러(0.6%) 하락한 온스당 908.20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7월물 구리 가격도 전날보다 6.45센트(3.1%) 급락한 파운드당 1.9855달러로 2주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한편 CBOT에서 돼지 선물은 4.4% 폭락한 가운데 곡물 가격은 돼지 사료에 사용되는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로 대두 가격이 두 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폭락세를 면치 못했다.

7월물 대두 가격은 5.7% 폭락해 부셸당 9.7525달러로 2개월 만에 최저치로, 옥수수 가격은 4.1% 급락한 부셸당 3.70달러로 1주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밀 가격은 3% 떨어진 부셸당 5.2675에 거래됐다.

◆ 환율=이날 멕시코의 페소화는 달러화에 대해 전일 대비 4% 폭락하는 한편 증시와 상품시장이 일제히 약세를 보임에 따라 대체투자처를 물색하던 투자자들은 일제히 달러화 매수에 나서면서 달러는 주요통화에 대해 강세를 나타냈다.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 지수는 1.2% 올라 85.70를 기록했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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