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육로 이용 명분은 다른 피의자와의 형평성
속내는 조사시간 줄이기·부담가중 등 압박카드
서면답변서 내용 부실···혐의부인, 유출불만 등
실제 조사시간 9시간 남짓···檢 히든카드 꺼낼듯
노무현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30일 오후 1시30분 육로 차편을 이용해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석한다.
노 전 대통령 측은 육로 이용의 명분으로 다른 피의자와의 형평성을 들고 있으나, 속내는 조사시간을 줄이고 검찰 조사에 부담을 가중시키는 등 압박카드의 일환이라는 해석이다.
노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석해 실제로 조사 받는 시간은 9시간 남짓으로, 검찰은 짧은 시간 동안 노 전 대통령을 압박할 비장의 카드를 꺼낼 것으로 전망된다.
◆육로 이용은 다면포석(多面布石) = 대검 중수부 수사팀은 26일 오전 노 전 대통령 측의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협의 끝에 소환일정을 조율했다.
검찰은 30일 오전 10시께 출석해 줄 수 있는지 의견을 타진했고, 문 전 비서실장은 이동시간을 고려해 오후 시간대를 요청, 출석시간이 오후 1시30분으로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대통령이 육로를 이용해 상경하는 속내는 조사시간을 줄이고 검찰 수사에 부담을 가중시키려는 압박용 카드라는 해석이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을 상대로 확인해야 할 쟁점사항은 많은 반면, 조사시간이 짧아 수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앞서 실시한 서면조사에서도 사실상 수사 성과는 전무해 검찰은 노 전 대통령 소환 조사에 주력해야 하는 상황이다.
노 전 대통령이 보낸 답변서는 모두 16장 분량으로, 포괄적인 내용인데다가 이 중 5장은 피의자로서의 방어권을 강조하는 내용이라 검찰이 사실상 서면조사에서 얻은 것이 없다는 평가다.
◆실제 조사시간 9시간 남짓···檢 히든카드 꺼낼듯 = 노 전 대통령이 30일 오후 1시30분께 대검찰청에 출석하면 이인규 중수부장과 간단히 티타임을 갖고 1120호 특별조사실로 직행할 것으로 보인다.
VIP용 피의자를 위한 특조실은 지난해 4월 새롭게 꾸며졌으며, 세종증권 비리로 구속된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가 지난해 12월 이 곳에서 처음으로 조사를 받은 바 있다.
검찰은 오후 2시께 조사를 시작해 자정을 넘지 않는 시간에 조사를 마칠 것으로 전해졌다. 저녁식사 1시간을 제외하면 9시간 남짓되는 시간이다.
검찰이 짧은 시간 안에 노 전 대통령을 압박하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비장의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해석이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26일 수사브리핑에서 노 전 대통령 혐의 입증에 열쇠를 쥔 정상문(구속)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기존 진술에 변화를 보였다는 뉘앙스를 풍겨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김진우 기자 bongo7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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