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주 동향에 주목해야 할때
전날 급락했던 뉴욕 증시가 21일 낙폭의 절반 가량을 만회하며 거래를 마쳤다.
급락후 기술적 반등, 어찌 보면 당연한 귀결이었다. 추가 하락이 없었다는 점에서 하방경직성을 보였고 일단 긍정적 시각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 최근 뉴욕증시의 움직임을 봤을때 현재의 박스권을 뚫고 올라간만한 힘도 약해보인다. 조정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은행주가 상승을 주도했지만 씨티그룹은 전날 20%대 하락했던 것을 10%대 상승으로 만회했을 뿐이다.
80개 금융업체들의 주가 동향을 반영하는 S&P500 금융업종 지수는 지난달 6일 17년만의 최저치에서 현재 거의 75% 가까이 올랐다. 지난달 9일부터 S&P500 지수가 23% 올랐던 것에 대해서도 많이 올랐다는 평가가 나오는 마당에 금융업종은 올라도 너무 많이 올랐다는 감이 없지 않다.
더이상 은행주 랠리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4월 들어 대형 은행들이 일제히 기대 이상의 실적을 쏟아냈음음에도 불구하고 뉴욕 증시가 지지부진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만 해도 그렇다. 이미 기대감은 충분히 반영돼 있는 셈이다.
해리스 프라이빗 뱅크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잭 앨빈은 "은행업종 상승의 많은 부분이 실체가 없는 신기루일 수 있다는 회의적 시각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주 랠리를 기대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에 정보기술(IT)업종의 실적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당장 애플과 이베이(22일), 아마존닷컴(23일) 마이크로소프트(24일)가 연이어 실적을 내놓는다.
때를 맞춰 최근 IT업종이 들썩거리는 분위기다. 호재가 될 수 있었던 오라클의 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인수는 전날 급락에 묻히고 말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와 야후가 파트너십 협상을 다시 시작했다. 브로드컴은 에뮬렉스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T업종이 뉴욕 증시에 힘을 실어줄지 주목된다.
뉴욕 증시가 새로운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한다면 지난주 뚫고 올라갔던 8100선이 단기 고점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P의 샘 스토발 수석 투자전략가는 "사람들이 증시를 끌어올릴 만한 것이 무엇이 남았는지 궁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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