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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조의여왕' 선우선 "동안비결? '방부제 패밀리' 덕분"


[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MBC 월화드라마 '내조의 여왕'의 성공에는 주연배우 김남주의 엉뚱한 변신도 있지만 다른 배우들의 활약상도 간과할 수 없다. '태봉' 허태준의 아내이자 온달수(오지호 분)의 대학 후배인 은소현 선우선의 매력도 그중 하나다. 장동건의 '정원이'로 많이 알려진 선우선은 6년여의 긴 무명 세월 동안 실력을 쌓아온 배우다.

◆ "동안의 비결은 가족 내력"

'내조의 여왕'로 인기 급상승중인 선우선을 화면이나 실물로 본 사람들은 프로필에 적힌 '1980년생'이라는 설명을 굳이 의심할 생각을 못할 것이다. 1975년생, 서른넷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어려 보이기 때문이다. 극중 대학선배로 나오는 오지호보다도 한 살 많다. 속이고 지낸다 한들 아무도 의심하지 않을 텐데 왜 굳이 사실을 밝혔냐는 질문에 선우선은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손사래를 쳤다.

"인터넷 때문에 뭐든 빠른 세상인데 어차피 알려질 거라면 빨리 사실을 밝히고 싶었어요. 프로필을 고친 건 이전 소속사에서 한 건데 굳이 거짓말을 할 필요는 없잖아요. 1980년생이라는 가짜 나이 때문에 오히려 극중 나이와 안 맞는다고 캐스팅이 안 된 경우도 있고 원래 나이를 밝히면 되는 경우도 있었어요. 인지도가 생기면 알리려고 했는데 그럴 바엔 차라리 그 전에 해버리자고 해서 털어놓은 거죠."

동안의 비결이 뭐냐는 우문을 던지자 선우선은 "가족 내력이다"라며 "친언니의 친구가 저희 가족을 가리켜 방부제 패밀리라고 부르기도 했다"며 너스레를 떤다. "저보다는 언니가 정말 최강 동안이다"라며 "엄마는 연세가 예순일곱이신데 잔주름이 별로 없을 정도로 피부가 좋다"는 설명을 덧붙인다. 가족 내력인 셈이다. "꾸준한 운동과 마사지로 관리하지만 그래도 조금씩 늙어간다"고 엄살도 부린다.

◆ 긴 무명세월에 한때 배우 생활 포기까지 생각

선우선의 건강미에 운동이 큰 역할을 한다는 건 데뷔 전 이력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다. 대학 재학 시절 사회체육과를 전공한 그는 태권도 4단 자격증을 따 사범으로 일하기도 했으니 국력에 보탬이 되는 체력을 지닌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제법 재능 있는 '체육인'이었던 선우선은 연기자로 항로를 변경하면서 고생길에 들어섰다.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은 뒤에도 자꾸 오디션에서 떨어졌고 배역을 맡아도 단역에 그쳤다. 영화 '조폭마누라2-돌아온 전설', 드라마 '구미호외전' 등에서 단역으로 출연한 뒤 어려운 시기가 이어지면서 배우를 그만둘 생각도 했다. "정확히 말하면 배우를 그만두고 싶어서가 아니라 다른 문제 때문이었어요. 그래서 태권도 4단도 따고 사범으로 일하기도 했죠. 그런데 계속 연기에 목이 마르더라고요. 다시 열심히 하자는 생각이 들었을 때 찾아왔던 게 독립영화 '오프로드'였어요."

독립영화 '오프로드'에서 주연을 맡은 선우선은 '다카포' '하늘을 걷는 소년' 등의 독립영화에 계속 출연하며 경력을 쌓아갔고 상업영화 '마이 뉴 파트너'와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를 통해 대중들에게도 존재를 알리기 시작했다. "다시 연기를 시작하겠다고 생각했을 땐 단번에 성공하리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러면 바닥에 내동댕이쳐졌을 때 너무 아플 것 같았거든요. 마음의 평정심을 잘 갖고 있으면서 스스로를 다스리려 했죠. 나 혼자만 잘하면 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고 아끼는 마음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걸 깨달은 거죠."

◆ "'내조의 여왕, 대박날 줄 알았죠"

극단적으로 내성적인 '특이 B형' 선우선은 낯가림이 심해 처음 만나는 사람과는 말도 못 섞고 표현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었지만 웃지 않고 있으면 무서워 보인다는 이야기를 듣고 언젠가부터 웃는 버릇을 들이기 시작했다. "습관처럼 웃는 게 몸에 배니까 사람과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다"며 선우선은 또 다시 선량한 미소를 지으며 두 눈을 갈매기 모양으로 만들었다.

'내조의 여왕'은 선우선에게 도약의 전환점이 되는 작품임이 분명하다. 오랜 무명세월에서 벗어날 운명이었는지 매번 떨어지던 드라마 오디션도 이번에는 한번에 붙었단다. "영화 오디션은 잘 붙는 편이었지만 드라마 오디션은 자리가 불편해서인지 자꾸 미끄러지더라고요. 평소보다 연기가 잘 안되는 적도 많았죠. 그래서 이번에도 별 생각은 안 했어요. 경쟁률도 워낙 셌으니까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날따라 그 역할의 인물이 제게 확 오더라고요. 신기했죠."

선우선은 "오디션을 볼 때부터 시청률이 선하게 보였다"라며 "감독님께 최소한 두자릿수 시청률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라고 회상했다. 그간 '태권소녀'라는 이미지나 액션 배우의 중성적인 느낌에서 벗어나 '배우 선우선'이 갖고 있는 여성적인 면모를 두드러지게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라 그에겐 더할 나위 없는 행운이었다. 제작진의 선택과 선우선의 도전은 20%대의 시청률이 보상해주고 있다.

◆ "저라면 은소현처럼 살지는 못할 것 같아요"

'내조의 여왕'의 은소현은 집안간의 정략결혼 때문에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는 여자다. 심지어 남편에게 "너를 한 번도 여자로 느껴본 적이 없다"는 모멸을 받기도 한다. "솔직히 그런 부분은 이해가 안 되죠. 개인적으로는 그런 모멸을 받아본 적이 없어서 막상 당하니까 주눅이 들고 제가 작아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은소현으로 사는 건 너무 가슴이 아파요. 그래서 연습할 때도 대본 읽기가 어려울 정도로 너무 힘들어요. 저라면 은소현처럼 살지는 못할 것 같아요."

선우선은 얼마 전 영화 '거북이가 달린다' 촬영을 마쳤고 현재 '내조의 여왕'과 함께 최동훈 감독의 '전우치'에 출연 중이다. 쉴 새 없는 촬영에 몸은 고단하지만 마음만은 늘 즐거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어머니가 삼천배 새벽기도 후 불현듯 지어준 예명 선우선으로 살고 있는 정유진은 이름처럼 충무로와 여의도의 태양(Sun)으로 거듭날 준비를 이제 막 마쳤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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