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현금과 달러로 10억여원을 돈가방에 담아 노무현 전 대통령 측에 전달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이인규 검사장)에 따르면 박 회장은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통해 현금과 달러로 된 10억여원을 돈가방에 담아 노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수사브리핑에서 "박 회장이 10억원 상당의 현금과 달러를 돈가방에 담아 정 전 비서관에게 직접 전달했다"고 밝혔다.
홍 기획관은 이어 "10억여원이 오고 갈 때 차용증은 없었다"며 "박 회장도 노 전 대통령 측에 돈을 빌려줬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7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하며 박 회장에게서 돈을 빌렸다는 표현을 사용한 바 있어 박 회장과 엇갈린 진술의 진실이 무엇일지 주목된다.
노 전 대통령은 8일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제가 알고 있는 진실과 검찰이 의심하고 있는 프레임이 같지는 않을 것"이라며 법적 책임을 다툴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검찰은 9일 오전 4시께 박 회장에게서 4억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 등으로 정상문 전 비서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 전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10억여원과는 별도로 박 회장에게서 금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비서관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열리고 있는 서울중앙지법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결정된다.
김진우 기자 bongo7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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