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대로 석면에 오염된 의약품이 잇달아 발견되고 있다. 내부 조사 결과 석면탈크가 원료로 사용된 사실을 확인한 제약업체들은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대기업 계열 A사는 6개 품목에서 덕산약품의 석면탈크가 쓰인 사실을 발견했다. 출시 1개월이 채 안된 신제품을 포함해 항생제, 소화제 등이며 곧바로 자진회수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상위제약사 B사도 최근 항암제, 전립선비대증치료제 등 2∼3품목이 석면에 오염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 업체는 자진회수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C사의 경우 항바이러스제 1개 품목이 덕산탈크로 제조된 사실을 파악하고 회수, 폐기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 외에도 덕산탈크를 사용한 제약사들이 100여개 이상 있을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의약품 제조에서 탈크는 알약의 모양을 잡는 데 필요한 '부형제', 표면을 매끄럽게 하기 위한 활택제 등 용도로 사용된다.
하지만 알약의 전체 중량이 100g일 경우 부형제나 활택제는 0.1g 즉 1/1000 수준이며, 탈크의 함량은 또다시 그 중 일부에 불과해 위해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업체들은 설명하고 있다.
A사 관계자는 "의약품에 사용된 탈크의 위해성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명단이 공개될 경우 회사 신뢰도에 큰 타격이 우려된다"며 "명단 공개에 신중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6일 식약청은 석면에 오염된 탈크를 사용한 제약사가 140여곳, 의료기기 업체가 180여곳에 이른다며, 이들에 대한 계통조사를 통해 조만간 명단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