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유럽연합(EU)은 지난 23~24일 서울에서 제8차 FTA협상을 진행해 거의 모든 쟁점에 대해 협상단 차원에서 잠정 합의했다.
양측은 가장 민감한 품목인 자동차에 대해 중대형은 3년이내에, 1500cc미만 소형차는 5년 안에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다만 관세환급과 원산지 표시는 합의에 이르지 못해 4월에 예정된 통상장관회담에서 다룰 예정이다.
이혜민 FTA 수석대표는 "관세환급제도는 WTO에서 허용된 조치고, 유럽시장에서 가장 큰 경쟁상대국인 일본이나 중국이 이 제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며 "한국으로서는 (EU 입장을) 수용하기가 어렵다"고 24일 브리핑에서 밝혔다.
다음은 이혜민 수석대표와의 일문일답.
- 개성공단에서 만들어진 한국 제품은 EU서 어떤 원산지 표시되나?
▲ 개성공단 문제는 저희가 협정이 발효된 1년이 되는 날, 한반도 역외가공위원회를 설치를 할 예정이다. 상세한 사항은 거기서 최종 결정을 한다. 잠정적으로 그렇게 합의했다.
- 관세철폐기간과 관련해 중요한 품목 몇 개만 가르쳐 달라
▲ 공산품은 관세철폐기간이 즉시, 3년, 5년이 원칙이다. 한국의 경우만 7년이 허용이 돼 있다. 즉시 철폐되는 품목의 대표적인 것은 자동차 부품이다. 양측이 다 즉시 철폐할 예정이다. 중형 및 대형승용차는 양측이 3년에 철폐를 한다. EU가 3년내 99%에 대해 관세를 철폐하며, 5년내에 철폐하는 품목수는 매우 제한적이다. 대표적으로 1500CC 미만 소형자동차와 현재 관세가 14%인 칼러 TV가 EU의 경우 5년내 철폐된다. 우리는 소형자동차와 함께 베어링, 기초 화장품이 5년으로 돼 있다. 우리가 갖는 7년 품목은 예외적으로 약 40개 민감한 품목. 관세 16%인 기타 기계류와 13%인 순 모직물 등이 해당된다.
- 돼지고기는 어떻게 되나?
▲ 돼지고기는 EU의 농산물 중에서 비중이 제일 큰 품목이다. 특히 냉동삼겹살의 경우에 굉장히 규모가 크다. 우리 EU측에 농업의 민감성을 협상 초기부터 강하게 설명했다. EU가 한국 농업의 민감성에 대해서 이해를 하고 협상을 시작했다. 하지만 한국이 FTA를 체결한 칠레나 미국과 경쟁이 있는 품목에 대해서는 EU도 그에 상응하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상업적 이익이 있는 경우 EU도 칠레나 미국등과 같이 적절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최종 결론은 통상장관회담에서 전체적인 협상 패키지 범위내에서 결정될 것이다.
- 관세환급 관련 양측 입장차이 큰 데, 빅딜을 어떻게 할 것인지?
▲관세환급이 최종 타결에 가장 중요한 이슈인 것은 맞다. 관세환급제도는 WTO에서 허용된 조치고, 유럽시장에서 가장 큰 경쟁상대국인 일본이나 중국이 이 제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한국으로서는 (EU 입장을) 수용하기가 어렵다. EU와 FTA체결시 이를 변경할 경우 한 EU FTA 체결로 인해 기대할 수 있는 관세 철폐 효과를 상당부분 훼손한다.
- 관세 철폐가 품목수말고 금액 기준으로는 어떻게 되나?
▲ 금액기준으로는 한국의 조기철폐(즉시철폐+3년내 철폐)가 92% 약간 안 된다. EU는 93%가 조금 넘는다. 5년내 철폐가 품목 수출물량 기준으로 할 때는 우리가 99%약간 안 되고 EU는 100%다. FTA는 현재를 위한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것이다. 미래를 향한 기준은 품목수이다. 한·미 FTA 비교하면 공산품 철폐에서 많이 진전됐다.
- 다음달 2일 통상장관회담에서 잔여쟁점 가지고 타결시도할 건가? 안 되면 어떻게 되나?
▲ 가정에 근거한 질문에 대해서 답변하기가 어렵다.
- 관세철폐기간이 중형 대형차는 3년, 소형차는 5년으로 했다. 우리가 유럽에 주로 수출하는 것이 소형차인데 우리한테 조금 불리한것이 아닌가?
▲ 미국과 마찬가지로 한·EU FTA에서 자동차가 제일 민감한 품목이었다. 우리는 자동차를 모두 즉시 철폐하기를 제안했다. EU측에서 받아들이지 못하고 7년을 요구했다. 우리가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는 제품도 생각을 해야 한다.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를 해서 3년과 5년에 대한 타협을 한 것이다.
박현준 기자 hjun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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