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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20대 명품족, 그들은 누구"

[아시아경제신문 오현길 기자][20대 그래도 희망을 쏜다]<8> "20대, 당신 명품족이야?"

이 물음에 긍정한다면 당신은 솔직한 편이고,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면 당신은 명품 가게 한두번 기웃거려보지 않았거나 솔직하지 못한 사람일 것이다.

혹은 된장녀ㆍ된장남에 대한 의미를 모르는 시대의 흐름에 까마득히 뒤쳐진 사람임에 틀림없다.

20대의 씀씀이가 점점 커지고 있다. 아니 이미 20대의 씀씀이는 커질대로 커졌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60만원짜리 명품백을 들고 있으며, 스타벅스에서 5000원짜리 프라프치노 한잔 마시며 미니노트북을 두들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이 같은 현상은 일상적인 현상이 됐다.

몇해 전 된장녀가 인터넷을 발칵 뒤집어 놓은 적이 있었다.

된장녀란 단어에 관한 유래는 여러개가 있는데, 젠장→된장의 변화를 통해 된장녀로 불리게 되었다는 주장, 그리고 똥과 된장을 구별못한다는 의미에서 된장녀라 불리게 되었다는 주장, 그들이 즐겨 들고다니는 스타벅스 커피를 희화화 시킨것이라는 주장 등이 있으나 확실한 것은 아니라고 위키백과에서 밝히고 있다.

현재는 명품에 빠져들고 허영심 가득찬 여성이라는 통상적인 의미로 쓰이고 있다. 뒤를 이어 된장남이라는 용어도 등장하며, 우리는 된장의 새로운 개념을 습득했다.

그 당시 네티즌들의 무책임한 비난과 공격으로 상처를 입었던 된장녀ㆍ된장남들은 지금 어떠한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그 많은 욕을 들었던 그 들은 몇년이 흐른 지금도 별다방(스타벅스starbucks를 지칭하는 신종어)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을까. 혹은 이제는 단돈 2000, 3000원에 스무잔 까지을 만들 수 있는 커피믹스로 입맛을 바꿨을까.

◇쓸땐 쓰는 20대, 불황을 정말 모를까?=평소 예쁘면 가격에 구애받지 않고 물건을 구입하는 강미성(28)씨는 "비싸도 맘에 드는 물건을 사는 경우에는 회사에서 정기적으로 나오는 보너스 시기에 맞추거나 신용카드의 무이자 할부를 이용한다"며 "단 즉흥적으로 소비를 하는 스타일은 아닌 편이고 지금 돈을 벌고 있어서 급여수준에 맞는 소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옷은 자라, 잡화는 프라다 정도"라고 얘기하는 이지혜(28)씨는 백화점 남성복 바이어로 근무하고 있다. 이 씨는 "업무 특성상 옷차림에 신경을 쓰는 편이지만 개인적으로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코트나 가방 같은 건 비싼 걸 사는데 한번 사면 그만큼 오래 쓰고 유행도 안 타 값어치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여성들이 공통적으로 원하는 것은 샤넬 백(bag)"이라고 말했던 박모(28)씨는 실명 공개는 꺼렸지만 질문에는 솔직하게 말했다. 박씨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소장가치가 있다고 여길때 명품 그중에 특히 샤넬 백을 구입한다"며 "가방 자체도 아름답지만 딸에게 물려 줄 수 있을 만큼 소장가치가 있고 나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평소 저축비중이 낮아 스스로를 합리적 소비자라고 느끼지는 않지만 물건을 소유하면서 생기는 만족감을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무원인 권 모(28)씨는 피부관리, 화장품, 머리관리(헤어케어) 등 미용에 아끼지 않고 투자하는 편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권씨는 "당장 부모님을 모셔야하지 않기 때문에 즐길 때 만큼은 즐기면서 사는 편"이라며 "일년에 한두번 스트레스가 심할 때면 생각없이 지른다"고 말했다.

이들은 모두 직장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나이도 20대 후반으로 비슷하다. 실제 20대를 대표한다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얼마전 당신이 된장녀ㆍ된장남이라고 지칭하던 그 들이 시간이 지나 이렇게 성장한 것이다.

◇명품 쓴다고 욕 들어야하나요?=20대는 대부분 대학생이거나 사회초년생이다. 간혹 몇억대 온라인쇼핑몰 CEO나 자수성가한 청년사업가가 있지만 우리는 그들을 된장녀ㆍ된장남이라고 욕하지 않는다. 그들의 통장을 부러워할뿐.

문제는 자신이 책임질 수 없는 소비력을 과시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뭐 부모를 잘 만났나보네'라고 넘길 만큼 아량이 넓다면 된장녀ㆍ된장남이라는 호칭은 처음부터 생기지 않을 것이다.

매출면에서 가장 잘나간다는 L모 백화점 명동 본점에서 지난해 연령대별 구매금액 가운데 20대 미만이 차지하는 비율은 34%다. 30대가 32%, 40대가 14% 인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다.

물론 백화점에서 멤버십카드를 이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으로 100% 정확한 수치는 아닐 뿐더러, 젊은층을 위주로 멤버십카드를 이용한다는 점을 감안해야한다. 그래도 놀란 가슴을 진정시킬 순 없다.

백화점이 어떤 곳인가. 값비싼 명품과 화장품이 화려하기 빛나는 공간이자 쾌적한 쇼핑공간을 표방하며 수천만원으로 내부장식을 꾸미는 곳이 아니었던가.

더군다다 연도별 고객 구성비를 따져보면 20대에게는 불황도 없다. 2005년 전점포에서 제품을 구매한 전체 고객 가운데 20대는 20%를 차지했지만 2008년에는 27%를 차지했다. 백화점 제품의 4분의 1을 소비하고 있는 것.


(업계에서는 소위말해 젊은층은 L백화점, 그 외 나이를 든 사람들은 S, H백화점으로 모인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 백화점이 백화점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젊은층을 타깃으로 하는 영플라자를 만들면서 젊은 고객층 유입이 많기 때문. 이 같은 특수성도 감안해서 판단해 보시길.)

그리고 20대의 소비 영향력이 가장 큰 유통 부분은 온라인쇼핑몰. 인터넷 사용에 능한 세대적 특성으로 온라인쇼핑에서 20대의 파워는 큰 입김을 발휘하고 있다.

G마켓 전체 회원수 중 20대가 차지하는 비율을 약 40% 가량이다. 이들을 놓친다면 매출은 물론 향후 전망 또한 불투명한 것은 당연지사.

G마켓은 20대를 잡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유행에 민감하고 연예인에 관심이 많은 세대인 것에 초점을 맞춰 스타샵(shop)을 운영하고 있다.

연예인이 신거나 입으면 좀더 제품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고, 후광효과로 제품이 돋보이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겉치장에 관심이 많은 점에서 패션 의류와 잡화 등을 화보형태로 소개하고 있다.

옥션에서는 비교적 고가로 분류되는 온천, 골프, 호텔 등에 20대의 소비가 늘고 있다. 1월부터 2월까지 골프용품 구입 고객 가운데 20대의 비중이 9%까지 높아진 것이다. 2007년에는 6%, 2008년에는 7%를 기록, 꾸준히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골프용품은 소장용이 아닌 실제 사용을 위한 것이라는 특성상 20대 골프족이 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대 골프족은 주로 로스트볼, 중고골프채, 골프화 등 중저가 제품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지난해 전체 골프용품 여성구매자 중 20대의 비중은 12%를 차지해, 20대 여성들 가운데 골프인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대 남성은 전체 남성 구매자 가운데 5%를 차지하고 있다.

옥션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학생, 사회초년생 이미지가 강했던 20대들이 수퍼 소비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기존에 어느 정도 경제적 여유가 있는 30~40대들이 즐겨 사용했던 제품이나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즐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20대, 돈 어디에 쓸까=유통업계는 20대를 집중 타깃으로 마케팅 및 영업 전략을 구상중이다.

20대들의 제품 선택 안목이 높고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만큼 생산자들 역시 빠르게 변화해야 하는 것이다.

실제 20대는 할인카드를 꼼꼼히 체크하며 쏙쏙 특별 서비스만 골라먹는가 하면, 좀 더 저렴한 곳을 찾기 위해 발품을 팔거나 손품(온라인 검색)을 파는 것에 아낌이 없다. 차곡차곡 돈을 모아 명품을 구입해 자신을 꾸밀 줄 알고 명품을 즐길 줄 아는 세대다.

분명 이와는 다른 명품 없어도 잘 사는 이들도 있다. 대학 등록금을 내기 위해 부지런히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일찍 사회에 진출해 알콩달콩한 가정을 꾸민 20대도 있다. 그 만큼 다양하고 역동적으로 한국 사회를 움직이고 있는 세대가 20대 인 것이다.

고무신에 '나이키'를 그리던 시대가 아닌, 길거리 여기저기에 명품 브랜드가 넘쳐나는 소비의 시대에 태어난 그 들. 태어나면서부터 몇 만원 짜리 배냇저고리를 입는 그 들. 스스로를 위해 소비를 즐길 줄 아는 그 들. 20대의 역동적인 소비의 힘이 한국 사회를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오현길, 최대열기자

특별취재팀-박충훈, 김효진 안혜신 오현길 임혜선 박형수 박소연 나주석 김경진 김철현 조해수 김보경 이솔 김준형 김현준 최대열 오진희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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