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슈퍼우먼, 슈퍼컴퓨터...
슈퍼맨은 순식간에 지구를 몇 바퀴 돌고 막강한 파워로 지구를 몇 번이나 위기에서 구해낸 영웅이다. 슈퍼우먼은 현대 사회에서 여성에게 가장 힘들다는 집안일과 바깥일을 모두 잘하는 여성을 의미한다. 슈퍼컴퓨터는 사람의 머리로는 해낼 수 없는 일을 초고속으로 처리한다.
최상, 초대형이라는 의미를 가진 '슈퍼'는 사람들에게 뭐든지 해낼 것 같은 만능의 기대를 갖게 한다.
그럼 슈퍼가 붙은 음식들은 어떨까? '만능푸드'에 대한 기대처럼 몇 년 전 등장한 슈퍼푸드는 웰빙 바람과 맞물리면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슈퍼푸드라는 말은 영양학의 권위자인 스티븐 프랫 박사가 쓴 책 '슈퍼푸드'(SuperFoods Rx: Fourteen Foods That Will Change Your Life)에서 비롯됐다. 프랫 박사에 따르면 슈퍼푸드란 ▲맛 있어야 하고 ▲언제 어디서든 쉽게 구할 수 있어야 하며 ▲지난 수세기에 걸쳐 영양가가 입증된 것이어야 한다.
그는 그리스, 일본 등 세계적으로 건강하게 장수하는 나라와 지역의 식단을 토대로 14가지 슈퍼푸드를 제시했다. 콩, 대두, 귀리, 호박, 시금치, 브로콜리, 블루베리, 오렌지, 토마토, 연어, 칠면조, 호두, 차, 요구르트 등이 바로 그가 추천한 슈퍼푸드다.
◆만능 단백질 덩어리 콩·대두
단백질로만 따질 경우 세상 어떤 음식도 콩을 따라올 수 없다. 콩은 단백질 함유량이 소고기의 두 배나 되지만 소고기와 달리 콜레스테롤이 없을 뿐 아니라 혈중 콜레스테롤 함량을 저하시켜 동맥경화, 골혈압 등 성인병을 예방시켜준다. 특히 악성 콜레스테롤인 저밀도지단백(LDL)을 크게 낮춰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콩은 골다공증 뿐 아니라 유방암, 난소암, 폐암 등 각종 암 예방에도 탁월하다. 그밖에도 기미를 방지하고 혈액 순환을 촉진시키며 비만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고 변비도 예방한다. 그야말로 만능 식품인 콩은 종류가 풍부해 요리에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식재료다. 가장 흔하게는 밥에 넣어 짓고 갈아서 마시거나 콩국수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콩으로 만든 두부 역시 각종 요리에 사용된다.
◆섬유질의 보고 귀리
우리나라에서 귀리는 말 먹이로 들여와 재배를 시작해 사람들에게 익숙한 먹거리는 아니다. 하지만 귀리는 식이 섬유소를 다량 함유하고 있어 변비 예방에 효과가 있고 점착성 섬유질로 답즙산을 제거, 콜레스테롤을 낮춰준다. 한 실험 결과에 따르면 심장병 및 당뇨병 환자에게 3주간 귀리빵을 제공한 결과 콜레스테롤이 11%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단백질, 비타민 B도 풍부하다. 서양에서는 예전부터 귀리를 갈아서 가공한 오트밀을 즐겨 먹었다. 우유에 타서 죽처럼 먹거나 쿠키나 비스킷 등에 넣어 구우면 독특한 맛의 건강 만점 귀리를 맛볼 수 있다.
◆영양만점 호박
호박 특유의 단맛은 당질 때문으로 호박에 함유된 당질은 소화가 잘돼 회복기 환자나 위장이 약한 사람에게 좋고 당뇨병에도 효과적이다. 특히 충분히 숙성한 늙은 호박에 많이 함유돼 있다. 산후 부종이나 비만 해소에도 도움이 되며 비타민, 무기질, 섬유질이 고루 들어있다. 호박은 각종 음식에 사용할 수 있는 만능 식재료다. 죽이나 스프, 샐러드, 전은 물론 어느 음식에나 어울린다. 색이 고와 최근에는 호박을 이용한 떡이나 케이크도 흔히 볼 수 있다.
◆뽀빠이 힘의 원천 시금치
시금치가 좋은 식품이라는 것은 이미 뽀빠이가 충분히 입증해줬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즐겨먹는 대표적인 녹황색채소로 옛 고서에 의하면 시금치는 혈액을 잘 통하게 하고 속을 편안히 하며 답답한 가슴을 풀어준다고 한다. 채소 중 비타민 A와 C를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으며 철분 등의 무기질이 풍부하다. 무침이나 국으로 자주 먹고 서양에서도 각종 요리에 빠지지 않는 식재료다.
◆활력을 높여주는 브로콜리
브로콜리에는 비타민C가 풍부해 지친 몸에 생기를 불어넣어준다. 채소 중 철분을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어 여성들의 빈혈 예방에 탁월하다. 또한 풍부한 비타민E는 노화를 방지하고 피부를 탱탱하게 해주고 섬유질은 장 속의 유해물질을 배출시켜 몸을 깨끗하게 해준다. 스프를 끓이거나 샐러드에 넣거나 브로콜리도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는 채소지만 살짝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상큼한 맛이 그만이다.
◆건강 열매 블루베리
얼마 전까지만 해도 블루베리는 참 생소한 것이었다. 수입 식료품점과 베이킹 관련 샵에서 냉동 또는 말린 것을 구할 수 있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슈퍼푸드 열풍이 불면서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백화점 식품코너에서도, 홈쇼핑에서도 원하면 언제든지 구입할 수 있게 됐다. 블루베리에 함유된 천연 항산화 물질인 안토시아닌은 질병과 노화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활성산소를 효과적으로 중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이밖에도 시력 강화 및 뇌 기능을 활성화해 치매를 예방하는 등의 효능이 있다.
그냥 먹기엔 약간 밍밍한 블루베리는 파이, 케이크에 넣어 굽는 경우가 많다. 간단하게는 역시 슈퍼푸드인 요구르트와 섞어 갈아마시면 좋다.
◆비타민C 덩어리 오렌지
우리가 쥬스로 가장 흔히 접하는 오렌지 역시 슈퍼푸드의 하나다. 시중에 나오는 오렌지는 대부분이 발렌시아와 네이블 두 종류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재배하는 발렌시아는 약간 신맛이 나고 과즙이 풍부해 주스용으로 많이 쓰인다. 캘리포니아 오렌지를 가리키는 네이블은 꼭지 아래쪽이 배꼽 모양으로 당도가 높고 신맛은 적지만 과즙이 많지 않아 주스용으로는 적합치 않다. 주성분은 비타민C로 중간 크기의 오렌지 한 개면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C를 모두 섭취하고도 남는다. 풍부한 비타민P는 고혈압에, 오렌지의 약간 쓴맛을 내는 터핀 성분은 암 예방에 효과적이다. 오렌지는 그냥 먹기도 하고 쥬스로 많이 섭취한다. 이밖에 샐러드나 각종 디저트에 이용되며 잼이나 소스로도 다양하게 쓰인다.
◆성인이 먹어야할 1등 식품 토마토
토마토의 붉은 색소인 리코펜은 세포의 산화를 방지함으로써 암과 각종 성인병 예방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알칼리성 과일인 토마토는 고기, 생선, 튀김 같은 산성 식품에 곁들여 먹으면 중화 효과가 있고 소화를 촉진해 위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혈전 형성을 막아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증 예방에 좋고 노화방지, 골다공증, 노인성 치매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토마토는 샐러드로 많이 먹지만 열을 가할 경우 리코펜의 흡수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파스타 같은 요리에 넣어 익혀 먹는 편이 좋다.
◆신체가 맑아지는 호두
호두를 꾸준히 먹으면 피부가 고와지고 장 속에 쌓인 숙변이 해결된다. 머리를 맑게 해주고 불면증에도 효과적이다. 이밖에도 칼슘, 철, 칼륨 등 무기질이 풍부해 성인병 예방에도 좋다. 호두는 샐러드에 넣으면 고소한 맛을 살릴 수 있고 파이를 굽거나 케이크나 빵에 넣어 먹는다. 하루에 적당량 그대로 먹는 것도 좋다.
◆피부의 수호천사 연어
해초를 먹고 사는 연어는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해 동맥경화 같은 혈관 또는 심장 질환에 좋다. 관절염과 노인성 치매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장기간 섭취할 경우 지친 피부세포를 치료해 줄 뿐 아니라 보습 효과도 뛰어나다. 비타민 A가 풍부해 시력보호에도 좋다. 선명한 색만으로도 입맛을 자극하는 연어는 훈제 형태로 구입해 그냥 먹거나 샐러드에 넣어 먹으며 스테이크로 구워 먹어도 된다.
◆저지방 고단백 칠면조
서양에서는 추수감사절이나 크리스마스에 반드시 칠면조 요리를 챙겨먹지만 한국인들에게는 아직 생소하다. 칠면조는 저지방, 저칼로리, 저콜레스테롤, 고단백 식품으로 암, 심장병,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다. 리보플라빈 성분이 함유돼 있어 피부에 영양을 공급하고 성장 촉진에 좋다. 낯선 칠면조를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은 샌드위치. 시중에서 칠면조햄을 넣어 만든 다양한 샌드위치를 판매하고 있다.
◆차와 요구르트
차는 이미 건강식품으로 유명하고 요구르트는 장수식품으로 이름 나 있다. 녹차의 떫은 맛을 내는 카테킨은 노화 방지와 암 예방 효과가 탁월하다. 또한 카테킨이 중금속과의 흡착성이 강해 중금속의 체내 유입은 억제하고 체외 배출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체지방 비율을 낮춰 다이어트 효과도 있다. 장수식품으로 유명한 요구르트는 함유된 유산균이 이로운 균의 발육을 돕고 해로운 균을 억제하는 것이 바로 장수 비결이다. 장의 운동을 조절해 변비 예방에도 좋다. 녹차와 요구르트는 보통 그대로 마시는 편이지만 최근에는 각종 요리에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다. 녹차의 경우 가루제품을 사용한 각종 빵과 케이크가 있으며 요구르트는 샐러드 드레싱 등에 사용된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건강식품의 매뉴얼인 슈퍼푸드는 건강 길라잡이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때문에 최근 슈퍼푸드를 주제로하는 다양한 식품이 출시되는 등 슈퍼푸드는 맛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송화정 기자 yeekin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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