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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원 쿠웨이트 프로젝트 수주 무산..왜?

GS건설, SK건설 등이 지난해 쿠웨이트에서 수주한 우리 돈 10조원 짜리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끝내 취소된 것은 쿠웨이트 정부 내부 문제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5월 수주 이후 정식계약이 지연돼 왔던 터러 이 공사를 수주한 국내 건설업체에서도 전부터 우려하고 있던 일이다. 하지만 최악의 시나리오가 터진 셈이다.

쿠웨이트 정부는 20일 우리 건설업체에 경제 타당성 부족을 이유로 총 사업비 제4정유공장 알-주르 프로젝트를 취소한다는 공문을 전달했다.

정유공장 프로젝트를 추진했던 국왕의 조카 셰이크 나세르 알 무하마드 알 사바 쿠웨이트 총리를 비롯한 정부 내각이 며칠 전 사임하면서 프로젝트 무산 수순을 밟게 됐다.

외신에 따르면 쿠웨이트 아흐메드 알 사바 국왕은 공적자금 유용과 헌법위반 등을 이유로 야당으로부터 탄핵 압력을 받았던 총리와 장관들의 사임을 수용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주도하던 총리가 사임하고 쿠웨이트 정정이 불안해지면서 프로젝트에도 타격이 가해진 것이다. 쿠웨이트 야당과 여론도 정부가 공사에 소요되는 모든 비용을 지불토록 한 계약조건이나 사업타당성 부족을 이유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왔었다.

특히 세계 경기 침체로 쿠웨이트 내부에서 이 같은 요구에도 힘이 실렸다. 지난해 말에는 쿠웨이트 감사원 조사 결과, 발주처인 KNPC가 발주 과정에서 쿠웨이트 중앙입찰위원회(CTC)에 사전고지를 하지 않았다며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국내 건설업체에서는 프로젝트 취소에 대해 아직 뚜렷한 대책을 논하기를 꺼리고 있다.

이미 프로젝트 취소 통보를 받았다는 다른 건설업체와 달리 GS건설 관계자는 "발주처로부터 현지시각 20일 오전 9시(우리시각 오후 3시)까지 들어오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예감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공식적인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지금 논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정유공장 프로젝트가 초기 설계단계에 있어 우리 건설업체에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식계약도 체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프로젝트가 취소돼 투자된 비용도 적지만 발주처로 받은 선수금액도 크지 않다.

하지만 건설업체 수주고가 안정적인 일감확보 및 매출과 성장성 등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된다는 점에 비췄봤을때 상당 부분 타격은 불가피하다.

이로써 우리 건설업계의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도 간신히 400억달러를 턱걸이 하게 됐다.

김민진 기자 asiakm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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