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GS건설, SK건설, 대림산업 등 우리나라 기업이 따낸 총 63억달러 규모의 쿠웨이트 정유공장 프로젝트(NRP) 수주가 백지화됐다.
발주처인 KNPC로부터 이를 통보받은 건설업체들은 향후 대책 마련에 고심인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수주에 참여한 한 건설업체에 따르면 쿠웨이트 국영정유회사인 페트롤리엄 코퍼레이션(KNPC)이 지난해 발주한 알-주르 제4정유공장 신설 프로젝트(NRP) 4개 패키지가 모두 취소됐다.
알주르 NRP는 총 140억 달러짜리 초대형 프로젝트다.
이중 국내업체 4곳과 일본업체 1곳이 지난해 5월 4개 패키지(80억달러)를 따냈다. 지난해 해외 수주 규모 중 최대 물량이었다.
각 기업 별로는 GS건설은 20억 달러, SK건설 20억6000만 달러, 대림산업 11억8000만 달러, 현대건설 11억2000만 달러 등 모두 63억6000만 달러를 수주했다.
이중 GS건설은 일본 JGC사와 공동으로 본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SK건설은 수소 생산설비를 단독으로 따냈으며 대림산업 정유시설 저장탱크 단지를, 현대건설은 연안시설 공사를 각각 수주했다.
사업 수주 후 각 공사는 '코스트 + 약정 이윤' 방식으로 계약이 체결돼 공사에 소요되는 모든 비용을 쿠웨이트측이 지불하게 돼 있었다. 이에 실제 쿠웨이트가 지불해야 하는 총 비용이 발표 당시의 비용보다 훨씬 더 커질 것으로 알려졌다.
쿠웨이트 의회에서는 이를 빌미로 반발하며 재입찰을 쿠웨이트 정부측에 요구했다. 특히 세계 경기가 침체되면서 이같은 요구는 힘을 얻기 시작했다. 이에 해당 건설사들은 지난 1월 정식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음에도 LOI(투자의향서)만 체결한채 정식 계약서는 구경도 못한 상태로 지지부진한 사업 진행을 보였다.
이후 지난해 말경 쿠웨이트 감사원 조사 결과 발주처인 KNPC가 발주 과정에서 쿠웨이트 중앙입찰위원회(CTC)에 사전고지를 하지 않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16일 AP통신 등은 쿠웨이트 언론을 인용, 웨이트 셰이크 나세르 총리가 "다음 내각 회의에서 이번 프로젝트를 공식적으로 취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후 내각회의가 열렸고 결국 쿠웨이트 정유공장 건은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공장 설계를 위한 선수금만을 받은 상태이며 이번 수주건 무산으로 인한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공사를 수주한 건설사 관계자는 "오전 9시(현지시각)에 KNPC에서 현지 직원을 소환한 상태"라며 "이 자리에서 무산 통보가 나올지도 모르겠다"라고 무산 결정에 대해 유보적인 자세를 나타냈다.
또한 SK건설은 수주 무산건에 대한 대책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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