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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 '미네르바 오보' 편집장 해임

검증 부재·게이트키핑 미작동·윤리적 문제 사과

[아시아경제신문 고재완 기자]동아일보가 18일 '신동아 미네르바 오보'의 진상조사 보고서를 발표하고 검증의 부재, 게이트키핑 시스템 미작동, 취재 윤리에 어긋나는 문제가 있었음을 밝혔다.

이날 동아일보는 1면에 "신동아가 사실과 다른 내용을 보도한 것에 대해 깊이 자성하고 독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히며 진상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들은 또 이번 오보의 책임을 물어 출판 편집인과 출판국장, 신동아 편집장을 해임, 정직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신동아의 송모 편집장은 지난 해 11월 8일께 대북사업가 권모씨로 부터 "미네르바 기사를 만들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고 미네르바를 사칭한 K씨의 인터뷰를 추진했다.

송 편집장은 K씨가 인터뷰를 꺼린다는 소리에 먼저 기고문을 싣기로 했고 K씨는 실제 미네르바 박모 씨가 작성한 글과 자신의 글을 섞어가며 기고문을 작성했다.

이후 송 편집장은 인터뷰를 요청해 지난 1월 14일 오후 8시께 K씨와 아현역 인근 카페에서 만나 1시간 반동안 대화를 나눴고 오후 10시께 "차라리 우리 회사로 가자"고 설득해 그를 출판국 회의실로 데리고 갔다. 인터뷰는 다음날 새벽 3시 30분까지 진행됐고 이날 간부회의에서는 K씨가 미네르바인지 진위를 가릴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가 부족하므로 아이피, 아이디 문제를 규명해야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후 지난 달 12일 오후 8시께 송편집장과 신동아 기자들, 권씨, K씨 등이 S호텔에 모였고 신동아팀은 "미네르바가 맞다면 그동안 글을 올린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밝히라"고 요구했지만 K씨는 "사실 글은 내가 직접 올리지 않아서 아이디와 패스워드는 모른다"고 답했다.

새벽 1시께 신동아의 한모 기자가 "당신 미네르바 아니지?"라고 묻자 K씨는 한동안 망설이다가 "네"라고 답했다. K씨는 이어 "기고문을 보낸 것도, 인터뷰를 한 것도 내 의지가 아니었다. 하도 심하게 압박이 들어와 거절하지 못하고 그렇게 됐다. 박모씨가 구속됐을 때는 죽고 싶었다"고 말했다.

새벽 3시께 권씨가 K씨와 이야기 하고 싶다고 말해 신동아팀은 호텔 로비에 내려왔고 조사위는 권씨가 이 가운데 K씨에 물리적 위해를 가하는 행동을 했다는 진술을 양측으로부터 확인해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13일 신동아팀은 K씨를 다시 만나 "왜 미네르바를 사칭했느냐"고 물었고 K씨는 "독서클럽 멤버중에 50대 K씨가 있다. 그가 진짜 미네르바다. 이름은 모르지만 50대 K씨를 찾을 수 있다. 만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후 신동아팀은 K씨가 가짜 미네르바라고 최종 결론을 냈다.

K씨는 이가운데 1976년생이고 지방도시 S고를 졸업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방 모대학을 졸업하고 H창투를 시작으로 C투자증권 지점에서 영업을 했지만 확인된바 없다.
브로커 역할을 한 권 씨는 1963년생으로 지방 K대에 입학해 KOTRA 특수사업과에 근무한 경험이 있다. 송 편집장과 권씨는 1997년 처음 만나 10년간 만남을 지속해왔다고 밝혔다.

한편 신동아는 지난해 12월호와 올해 2월호를 통해 미네르바 K씨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지만, 실제 미네르바로 밝혀져 검찰에 구속된 박모씨는 "K씨는 가짜"라고 말하며 공식 사과를 요구한바 있다.

고재완 기자 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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