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권대우의 경제레터] 사냥개 30마리

시계아이콘02분 06초 소요

[권대우의 경제레터] 사냥개 30마리
AD

차동엽 신부님이 ‘뿌리깊은 희망’이라는 신간을 보내왔습니다. 그의 얘기는 한 사냥꾼의 얘기에서 시작됩니다.


“한 사냥꾼이 30마리의 사냥개를 풀어 토끼를 잡으러 나갔다. 광활한 들판에서 30마리의 사냥개들은 한 마리의 토끼를 쫓아 마구 달렸다. 그런데 어느 시점이 지나자 29마리의 사냥개가 헉헉대고 쓰러지기 시작했다. 단 한 마리의 사냥개만이 이미 숲속으로 들어가 보이지 않는 토끼를 쫓아 열심히 뛰어갈 뿐이었다. 왜 이런 일이 생긴 것일까?”

차 신부님은 이에 대한 설명을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사실 포기해 버린 29마리의 사냥개들은 토끼를 직접 보고 달린 게 아니었다. 앞의 사냥개를 쫓아 덩달아 뛰어갈 뿐이었다. 맨 먼저 달렸던 사냥개만 토끼를 직접 봤기 때문에 그 토끼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달릴 수 있었던 것이다.”

그는 같은 시련에 처해 있어도 희망을 갖느냐, 갖지 않느냐에 따라 결과는 전혀 딴판으로 갈린다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의 말이 가슴속 깊이 와 닿는 아침입니다. 한국인들은 그동안 전쟁의 폐허에서 잠시도 쉬지 않고 앞만 보며 달려왔습니다. 달러(외화)를 벌어올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지 해냈습니다. 월남의 전쟁터에서, 열사의 사막에서 돈이 되면 땀을 팔고 열정을 보탰습니다.


그래서 얻은 것이 1등의 성적표들(지난주 경제레터에서 예시)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해낸 것이 가난의 굴레를 벗는 것이었고 “우리도 선진국의 꿈을 실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습니다.


그러나 지나온 고속성장의 시대를 되돌아보면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입니다. 지나치게 부국(富國)에의 열정만 중시한 탓에 선진 국민이 되기 위한 또 다른 조건에는 소홀했는지도 모릅니다.


지난주 경제레터를 읽고 많은 독자들이 코멘트를 해왔습니다. 피터 드러커와 헨리 키신저의 한국에 대한 평가에 관한 부분이었습니다. “한국인들의 내면을 잘 들여다본 평가다.”, “지나치게 비하한 그들의 평가에 왜 그렇게 신경을 쓰느냐.” “한국인에 대한 헨리 키신저의 잘못된 생각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것 등이었습니다.


한국은 이제 지구촌의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대상이 됐습니다. 영국의 신용평가기관이나 언론들이 한국의 미래를 어둡게 보고 있지만 우리의 위상은 그만큼 높아졌습니다.


비록 지금 글로벌 경제의 침체로 위기의 터널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우리의 성장 잠재력 역시 충분합니다. 이제는 우리에게 매겨진 1등의 점수들이 이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우연이 아님을 보여줄 때입니다.


그런데 지난 주말에는 더 기분 좋은 일이 있었습니다. 올해부터 새로운 미국의 대통령, 세계의 지도자 자리에 오른 오바마의 한마디 때문입니다. 그는 미국의 교육, 자동차 산업을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을 추켜세웠습니다.


# 1 미국의 아이들은 매년 한국 아이들보다 학교에서 한달 정도를 덜 보낸다. 그렇게 해서는 21세기 경제에 대비 할 수 없다.


# 2 신형 하이브리드카가 조립라인을 돌고 있으나 이들 자동차는 한국산 배터리로 구동된다. 청정, 재생에너지를 동력화하는 국가가 21세기를 선도할 것이다.


한국이 하는데 우리는 왜 못하느냐는 말로 자국민에 자극을 주는 모델로 한국을 꼽은 것이 그냥 묻어 두기에는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도 그의 말에 여운이 남는 이유는 다음과 같은 1등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건 좀 그렇다”싶어 지난주 경제레터를 쓰면서 뺐던 부분을 다시 떠 올려 보면서 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한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일하는 시간 세계 2위이지만 노는 시간이 세계 3위로 잠 없는 나라
■ 중국 옆에 있던 나라 중 한번도 지도에서 중국이라고 표기된 적이 없었던 나라
■ 미국도 무시하지 못하는 일본을 무시하는 전 세계에서 가장 배짱이 두둑한 나라
■ 세계 10번째 경제, 6번째 군사력을 보유하고도 개발도상국, 중진국이라며 선진국을 본 받자는 발전적인(?) 나라


그렇습니다. 잘 노는 민족, 자존심 하나만은 뛰어난 민족, 고속성장을 했지만 더 많은 것을 본받아 1등 국가를 만들자는 생각-정말 자랑스럽습니다.


그러나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차 신부님이 예시한 29마리의 사냥개 모습이 우리의 모습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하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죽자고 일하면서도 노는데 너무 열중해 그 성과를 불필요하게 까먹지는 않는지, 쓸데없는 자만심이 화를 부를 때는 없는지, 막강한 군사력과 경제력을 자랑하면서도 개발도상국, 중진국의 한계에서 헤매는 신세가 아닌지를 생각해보는 하루되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노려야 할 목표점(토끼)을 정확히 정해 달려가면 불황의 긴 터널도 그만큼 빨리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요?






권대우 아시아경제신문·이코노믹리뷰 회장 president@asiaeconomy.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