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반발에 가격동결···3월 인상 시도도 어려워
제강사들의 철근가격 인상이 당분간 어려워 경영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등 주요 제강업체는 당초 지난 2월 철근 판매가격을 t당 79만1000원(고장력 10mm 기준)으로 정했다가 건설사들의 반발로 인해 3만원 인하된 t당 76만1000원으로 결정했다.
제강업계와 철강업계는 철근가격을 정할 때 세금계산서상에 기재된 가격에 비해 낮은 가격으로 거래를 해왔다. 건설사들이 많은 물량의 철근을 발주하면 제강사들이 물량에 해당하는 만큼 가격을 할인해 주는 '물량 할인(Quantity Discount)'제를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제강사들은 건설업체에 대한 철근 가격을 책정할 때 장부상 금액은 t당 82만1000원으로 기재하지만 물량 할인을 적용해 t당 5만~6만원 할인된 가격에 제공한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가을부터 경기 불황으로 건설경기가 침체돼 철근 수요가 줄어들자 재고 부담과 현금 동원에 어려움을 겪은 일부 제강사들은 t당 10만원까지 할인율을 적용해 주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재고가 소진되고 철스크랩(고철) 가격 상승 및 환율 급등 기조가 이어지면서 대형 제강사를 중심으로 할인율 축소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봄철 들어 건설 경기가 서서히 기지개를 펴면서 철근 수요가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어 할인율을 축소해도 받아들여질 것으로 기대한 제강사들은 지난달 5일 할인율을 축소해 세금계산서상에 t당 79만1000원을 기재해 건설사에 통보했다. 하지만 건설사들이 제강사의 철근가격 인상 움직임에 대해 세금계산서 수취 거절 등 집단행동으로 맞서면서, 대금을 받지 못한 중소 제강사들이 자금난으로 건설사들의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대형 업체들도 손을 들 수 밖에 없었다.
제강사들은 이번 가격 결정이 2월에만 한정되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건설업계가 이번에 합의한 철근 가격이 3월이후에도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철근 공급량이 가장 많은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번 합의된 가격은 합의된 것이 아니다"면서 "경우 개별 건설업체와 협의하는 형태로 구매 물량에 따라 가격 할인폭을 재조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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