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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민노총 '진정성'있는 개혁 시급

민주노총이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1995년 출범 이래 65만 조합원의 위용을 자랑하며 대한민국 노동계의 한 축을 이끌어온 민주노총. 그러나 올 들어 핵심 간부의 성폭력 파문으로 도덕성 문제에 치명타를 입은데다, 최근엔 산하 단위 노조의 이탈까지 이어지면서 조직의 존립 이유를 뒤흔드는 사상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12일 열린 민주노총의 '혁신토론회'에서도 조합의 대대적인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쳤다.

"내부 곳곳에 암이 자라고 있다" "(헌) 집을 부수고 새 집을 지어야 한다"는 등 예상을 뛰어넘는 비판이 잇따른데다, "과연 무엇을 위한 조직인지 구성원 모두가 공유하는 전망과 노선이 없다"거나 "대기업 정규직 조합원들의 입장을 대변하는데 머물러 있다"는 진단은 어느샌가 '그들만의 노동운동'에 매몰된 민주노총의 현 주소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이었다.

그러나 연이은 자성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선 여전히 "지금 필요한 건 투쟁을 중심에 놓는 노선이다" "민주노총의 운동방향을 계급연대와 사회연대로 가져가야 한다"는 등의 강경 주문이 나왔다.

민주노총이 부패와 비리로 얼룩진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매 '위기' 때마다 그에 대한 진단과 혁신 방안이 제기됐지만, 그 순간만 지나면 다시금 또 다른 사건이 터지곤 했다. 리더십을 확립해야 할 지도부 또한 내부 파벌 싸움에 떠밀려 해체와 결집을 반복해왔다.

'정치파업만 고집한다'는 여론의 따가운 눈총은 이미 면역이 됐다.

민주노총이 과연 무엇을 위해 고민하고, 반성해야 하는지는 그들 스스로가 더 잘 알고 있다. 민주노총이 국민의 지지를 받는 노동운동으로 다시금 거듭나려면 그러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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