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미 정부로부터 수차례 구제금융을 받으며 사실상 국유화된 씨티그룹이 최고 실적을 올리며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그러나 여전히 추가지원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안정화의 길은 멀어 보인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이 입수한 내부 메모에 따르면 팬디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전세계 30만 직원들에게 “올해 1~2월 1년여만에 최고 실적을 올렸다”며 “1월과 2월 자산 상각 이전 매출이 190억 달러에 달한다”고 알렸다.
팬디트 CEO는 지난주 주가가 1달러 미만으로 떨어진 폭락사태에 대해 다소 억울한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현재의 주가는 씨티의 잠재적인 실적과 자본 현황이 반영되지 않은 것"이라며 "세간의 잘못된 인식에 매우 실망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미국 정부가 미 재무부가 보유중인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에 합의해 씨티그룹이 사실상 국유화된 것에 대해 "미국 정부의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려는 계획은 씨티그룹을 강한 은행으로 만들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팬디트 CEO의 이 같은 발언이 전해지면서 씨티그룹의 주식이 크게 오르는 등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모습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추가 지원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부실에 대한 우려는 지워지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자 기사를 통해 미 정부는 씨티의 상황이 갑자기 심각해질 경우를 대비해 ‘긴급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논의에는 재무부와 통화감독청(OCC),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등이 참여한다.
이들은 배드뱅크를 만들어 씨티의 부실자산을 흡수하는 방법이나 민간-공공 파트너십을 통한 해법 등을 논의하고 있다. 두 가지 방법이 함께 쓰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씨티그룹의 경영진들은 씨티의 유동성이 견고하고 자본 수준이 건전한 편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정부 당국자들의 마음을 놓게 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 당국자들은 추가 지원이 시급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에는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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