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경우라도 외환보유고와 통화스와프 등 대응여력 충분"
허경욱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26일 “지금 우리나라에서 외화 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며 “최악의 경우를 가정한다 해도 현재의 외환보유고와 통화스와프 규모를 합치면 충분히 대응할 만한 여력이 있다”고 밝혔다.
허 차관은 이날 오후 과천청사에서 가진 외화 유동성 관련 브리핑을 통해 “최근 동유럽발(發) 금융 불안 확대로 지난해와 같은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이 다시 시작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지금은 그때와 사정이 다르다. 작년의 경우 우리나라는 외국인 자본 유출이 심했지만, 올해는 경상수지 흑자 등을 통해 자본수지가 악화될 요인이 굉장히 적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허 차관은 특히 “외화유동성 문제는 상당히 많은 부분이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여러 가지 설(說)과 루머에 흔들린다”고 지적하면서 “이런 부분을 근본적으로 차단키 위해 재정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 3개 금융당국이 보다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해서 현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함께 대처해 나갈 것이다. 추가적인 악화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차제에 외국인 투자자들을 상대로 국제기준에 맞지 않는 제도들을 개선, 시행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이날 외국인이 국채나 통화안정채권에 투자할 경우 이자소득에 대한 법인세와 소득세를 면제하는 등 내용을 포함한 ‘외화유동성 확충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내놨다.
다음은 이날 허 차관의 브리핑 모두발언 주요 내용.
“세계 경제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동유럽발(發) 금융 불안이 확대됨에 따라 ‘글로벌 금융위기가 다시 시작되는 게 아닌가’ 하는 가능성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런 대내외 경제 불안이 우리 경제에도 반영되면서, 최근 외화나 또는 외환시장 지표들의 일부 변동성이 확대되거나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일각에선 국제금융시장 불안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외화유동성 상황이 더 악화될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외화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작년엔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수입 감소와 여행수지 개선 등으로 인해 약 130억달러 내외의 흑자가 기록될 것으로 예상한다. 아마 1월 경상수지는 계절적 요인 때문에 적자가 나겠습니다만 2월이 되면 흑자가 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작년엔 외국인 자본 유출이 아주 심했다. 그러나 그때 돈이 많이 빠져나갔기 때문에 올해도 그 같은 수준의 돈이 (해외로) 나가리라고 생각하는 건 굉장히 비현실적이다. 올해 외국인 자본 유출은 작년보다 폭이나 깊이, 크기가 훨씬 작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경상수지 흑자가 계속될 경우 자본수지 쪽의 악화요인은 굉장히 적다고 본다.
최근 일부 국내 민간연구소에서 아주 비관적인 가정 하에 ‘최악의 경우 이 정도까지 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지만, 그런 상황이 발생해도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외환보유고 수준과 미국, 일본, 중국 등으로부터 확보한 9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합치면 충분히 감당하고도 남는 수준이다.
결국 외화유동성 문제는 상당히 많은 부분이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여러 가지 설(說)과 루머에 흔들린다. 이런 부분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재정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 3개 금융당국이 보다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해서 현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함께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기관 간 협조체제를 기초로 추가적인 악화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또 외화 유동성과 관련한 시장의 불필요한 오해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 차제에 외국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일부 국제기준에 맞지 않는 제도들을 개선해 시행할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건 정부가 갖고 있는 외환시장 등에 대한 견해가 보다 더 시장에 자주 공개되고, 시장을 충분히 대화함으로써 불필요한, 또 근거 없는 루머가 확산될 근거를 미연에 방지해 나가는 게 좋을 것이다. 금융당국 간에 긴밀히 협조하고 공통된 사실과 인식에 근거해 시장과의 거리를 좁혀나가겠다.”
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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