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과 달리 지방 분양시장은 아직까지 미약
겨울 날씨만큼이나 꽁꽁 얼어붙었던 수도권 미분양 시장이 정부의 '세제 감면'이라는 약발이 먹히며 활기를 띠고 있다.
정부가 지난 12일 수도권(서울 제외)과 지방의 미분양 아파트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면제해주거나 50% 감면해주기로 하면서부터다.
지난해 말 주택 전매제한을 단축한다는 정부의 발표에도 별 반응을 보이지 않던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시장에서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주말 정부의 세금감면 정책 발표로 건설회사 모델하우스에는 수도권 미분양을 중심으로 계약조건 등을 물어보는 문의 전화와 함께 실제 계약 의사를 밝히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양도세 100% 감면 혜택이 알려진 경기 용인 등 비과밀억제권역의 모델하우스에는 행복한 비명까지 들린다.
용인에 분양중인 건설업체 관계자는 "미분양 물량을 알아보려는 문의 전화가 평소에는 많이 오면 10통 정도 걸려왔는데 지난 주말부터서는 150~200통까지 늘었다"며 "평소에 모델하우스는 내방객보다 직원들 숫자가 더 많아 걱정이였는데 주말 내내 내방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아 직원들이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고 들뜬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이어 "미분양 물량 중 지난 주말에만 가계약을 포함해 30여 가구를 신규로 계약을 했다"고 덧붙였다.
고양 등 양도세가 50% 감면되는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모델하우스에도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일산지역 건설업체의 한 분양소장은 "모델하우스를 직접 찾아 오는 사람들이 10배 가까이 늘었다"며 "지난 주말부터 문의 전화도 부쩍 늘어 전화 응대를 제대로 못해주고 있어 상담 인원을 조금 늘려야 하지 않을까 고민중"이라고 전했다.
이들의 문의는 아파트 구입시 내는 취득.등록세와 팔때 내는 양도소득세 등 세제 혜택 여부를 묻는 경우가 주를 이루고 있다.
분양업체의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분양가를 묻고 끊어 버리는 전화가 대부분이였는데 지난 주말부터는 정부의 양도세 취.등록세 감면 조치가 실시되면 주택을 구입할 때 어느 정도 이득이 되는지를 물어보는 등 적극성을 띠고 있다"라며 "방문객들 중에 실수요자들도 많지만 투자 목적으로 아파트를 구입하려는 분도 상당수 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분위기와는 달리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분양 시장은 아직까지 냉랭한 반응이다. 양도세 감면 혜택을 기대하기가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대규모 미분양 물량이 있는 광주 수완지구의 한 분양업체 관계자는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를 찾아가면 분양가 보다 싼 매물이 널려 있는데 누가 시세차익을 노리며 모델하우스까지 찾아와 미분양 물량을 사려고 하겠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양지영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지방은 시세차익이 거의 불가능한 실수요 시장이라 양도세 혜택이 큰 의미가 없다"며 "모든 정책의 초점이 수도권에 맞춰지다 보니 지방과 수도권의 양극화 현상은 더욱 뚜렷해 질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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