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1월 성적표가 예상대로 참담했다.
IMF외환위기 이후 최악 수준인 산업 수요로 내수 성적이 곤두박질쳤고, 그나마 선방하던 수출 판매 실적도 신흥 시장에서의 부진까지 더해진 가운데 하향 곡선을 이어갔다. 지난달 개별소비세 인하에 따른 일부 대형 차종과 소비 긴축 영향으로 몇몇 소형 세단이 상대적으로 선방했을 뿐, 거의 모든 차종의 판매량이 바닥권을 헤맸다.
▲현대ㆍ기아차도 동반 '불황 모드'
2일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맏형인 현대차의 지난달 국내외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6.7% 감소한 17만 9044대에 그쳤다.
국내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1.8% 감소했고, 수출 부문은 국내 공장 수출 물량이 전년동기 보다 47.4% 큰 폭 감소한 가운데 역시 부진했다.
특히,지난해 하반기 수출 효자 노릇을 했던 러시아,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등 신흥시장에서마저 수요가 줄어들어 우려감을 자아냈다.
기아차는 내수 부문에서는 신차 효과로 선전을 펼쳤지만, 수출 부문에서 전년 동월 보다 46.4%나 줄어든 5만 2859대 판매에 그쳐 이미지를 구겼다.
국내 시장에서는 쏘울이 1446대 판매됐으며, 프리미엄 준중형 포르테와 로체 이노베이션 등 지난해 하반기 처음 선보인 모델들이 나란히 3142대와 2574대 팔렸다.
수출 부문에서는 국내 및 해외공장 생산분이 전년 동월 보다 각각 45.1%와 49.1%나 감소한 가운데 소형 대표 차종 프라이드가 이 기간 1만2775대 실적으로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올해 중형 SUV XM(프로젝트명)을 비롯해 준중형 스포츠쿠페 XK(프로젝트명), 포르테 LPI 하이브리드카, 준대형 세단 VG(프로젝트명) 등 4차종의 신차를 출시해 판매 라인업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라며 올해 신차 효과 재연을 다짐했다.
▲쌍용차, 직원 4명당 한대꼴 팔아
후발 완성차 3사의 실적도 나란히 곤두박질쳤다. 이 가운데 조만간 법정관리 여부가 결정되는 쌍용차의 성적이 최악이었다.
이날 쌍용차는 지난달 내수 1149대와 수출 495대를 합해 총 164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9113대 보다 무려 82%나 줄어든 성적표를 내놓았다. 7000명이 조금 웃도는 쌍용차 국내 직원 수를 감안할 때 네명당 한대 판매에 그친 셈이다.
전 모델에 걸쳐 판매 실적이 저조한 가운데 체어맨W가 국내 시장에서 202대 판매에 그쳤고, 수출 실적은 단 한대에 불과했다.
GM대우도 지난달 4만5842대를 판매, 전월 대비는 13.7% 늘었지만 전년 동월 대비는 무려 50.5%나 판매가 감소했다.
GM대우가 2일 지난달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한 달간 총 4만5842대(내수 6914대, 수출 3만8928대)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판매는 전년 동월 8689대에 비해 20.4% 줄어들었으며 수출은 전년 동월 8만3920대에 비해 53.6% 줄었다. 1월 CKD 수출은 총 3만8694대다.
GM대우 관계자는 "계속되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와 설 연휴로 인한 근무일수 축소에 영향을 받아 판매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이밖에 르노삼성도 1월 한 달동안 총 1만1280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월대비 9.2%, 전월 대비는 27.6% 감소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그러나 1월 한달 동안 국내 중형차 시장에서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SM5의 약진이 돋보였다. 실제로 SM5는 지난달 내수시장에서 전년대비 무려 52.8%나 증가한 4450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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