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양 포스코건설 사장이 포스코의 신임 회장으로 사실상 낙점되면서 두가지 측면에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첫째는 포스코의 정책과 전략에 변화가 있느냐와 신임 회장의 임기이다. 전자의 경우 대체로 변화 보다는 유지와 균형에 무게가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임기의 경우 업계 일각에서는 또다시 조기 퇴임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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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체력 강화의 기회로
이구택 포스코회장은 최근 열린 CEO포럼에서 올해 경영의 주요 방향이 원가절감과 이를 위한 기술력 확보라고 강조 했다. 이 회장의 후임이 될 정 사장은 정통파 엔지니어 출신으로써 생산과 기술 개발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런 포스코의 전략과 맞아 떨어지는 신임 회장이다.
철강 경기는 올해에도 여전히 앞일을 가늠키 어려운 상황이다. 포스코는 이런 경기 하에서 확장 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정 사장을 신임 회장으로 밀게 되었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신임 회장이 취임한 이후에도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사장은 수십 년을 포스코에서 근무한 만큼 내부사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가격정책이나 생산 전략에 있어 큰 변화 보다는 기존에 해오던 것들이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신임 회장 임기 마치나
이구택 회장의 사임 선언 당시 업계에서는 정권의 외압설이 강력이 제기됐다. 역대 회장들이 모두 정권 교체때 마다 임기가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진 사퇴 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공식적으로 외압은 없었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업계에서는 창사이래 최고 실적으로 달성하고 큰 과실도 없는 이 회장의 조기 퇴진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만일 이 회장의 사임에 정치적 외압이 작용했다면 신임 회장 역시 한시적인 가교 역할만 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철강 시장의 상황은 한치 앞을 내다 보지 못할만큼 불안한 상황이다. 한마디로 외부 인사가 쉽게 회장 자리에 앉은만한 분위기가 아닌 셈이다.
이 때문에 철강업계 일각에서는 신임 회장이 문제가 아니라 그 이후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변하는 1년여쯤이 지난후에 정치권에서 내려 보낸 외부 인사가 새로운 포스코 회장이 될수도 있다"며 "이를 위해 현 시점에서는 잡음을 최소화 시키고 지금의 상황을 잘 유지 할수 있는 내부 인물을 회장으로 선임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안승현 기자 ziroko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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