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혹평에 외인 매도세까지
코스피지수가 1090선도 무너뜨렸다.
해외증시의 약세와 설 연휴를 앞둔 불확실성이 감돌던 국내증시는 삼성전자가 예상외로 악화된 실적을 발표함에 따라 낙폭을 키워가고 있다.
23일 오전 10시32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28.05포인트(-2.51%) 급락한 1088.18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9400억원(본사 기준)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Fn가이드가 집계한 평균치 2518억원 적자를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며, 증권사가 예측한 최악의 영업이익인 6700억원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분기 적자는 실적발표를 시작한 지난 2000년 3분기 이후 33분기만에 처음이다.
삼성전자 역시 주가가 4% 가까운 급락세를 보이며 지수 하락을 이끄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전일대비 1만7500원(-3.80%) 내린 44만3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CLSA와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증권사가 매도 상위창구에 다수 올라 있어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증권사의 혹평도 이어졌다.
김장열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4분기 실적은 예상보다 크게 악화됐다"며 "원가 및 제품기술력 등에 대해 재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실적부진으로 주가도 당분간 약보합세에서 탈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현재 56만원에서 40만원 대로 대폭 하향할 예정임을 밝혔다.
이선태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도 예상보다 큰 적자에 우려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반도체와 LCD 등이 반도체 가격 하락과 판매 부진으로 재고 평가손이 확대됐다"며 "생산량 감소로 원가 절감도 제한적인데다 마케팅 등 판관비 증가로 정보통신 마진율이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또 "수요 부진에 맞춰 메모리 투자 역시 전년대비 40~50% 수준으로 축소될 것"이라며 "당분간 주가부진이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의 부진한 실적 발표로 인해 전기전자 업종지수도 대폭 약세를 보이고 있다. 전일대비 162.01포인트(-3.76) 내린 4149.83을 기록하며 의료정밀(-3.97%)에 이어 두번째로 큰 낙폭을 기록중이다.
삼성전자 뿐 아니라 KT와 SKT 역시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다.
KT는 지난 2003년 이후 5년만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SKT 역시 마케팅비 상승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5% 감소했다.
이같이 굵직굵직한 기업들의 악화된 실적발표에도 불구하고 개인 투자자들은 적극적인 저가매수에 나서며 순매수세를 유지하고 있다.
개인은 2065억원을 순매수하고 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02억원, 1410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프로그램 매물은 1000억원 가량 출회되고 있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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