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2일 "오바마 대통령 출범이후 한미 FTA 재협상 가능성은 현상을 확대 해석하는 것으로 경계해야 하며 결국 한미 FTA는 '시기'의 문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민경욱입니다'에 출연해 "오마바 대통령 취임한 이후 이제 각료들 인준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한미 FTA에 대한 구체적 방안이나 방법을 정했다고 보지 않는다"며 "미국과 국내외 지배적인 관측은 미국이 결국 한미 FTA를 할 것이냐 말 것이냐가 아니라 '결국 할 텐데 언제 할 것이냐'는 시기가 문제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힐러리 국무장관의 재협상 발언도 한국측이 논의할 용의를 표명하면 미국도 해결책을 찾아보겠다는 조건부 답변"이라며 "우리 정부로서는 재협상을 요구할 필요도 없고, 미국이 요구한다고 해도 받아들일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한미FTA비준을 미국측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결정하자는 견해에 대해 "별로 현명한 생각이 아니라고 본다"며 "우리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 절차에 따라 조치를 취해나가야 한다는 게 확고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미 한미 FTA가 타결된지 1년반이 지났으며, 이는 통상 비준에 걸리는 시간보다 매우 지체돼 전체적인 그림보다 미국 자동차처럼 일부분만 보는 우를 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미국 자동차 산업이 매우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미국 자동차 메이커들이 한국시장에 진출하려는 강한 희망이 있다면 그 해답은 한미 FTA에 있다"며 "한미FTA에는 표준, 관세문제 등 미국 자동차산업의 요구사항 모두가 합의돼 있어 빨리 비준되는 게 미국 자동차 산업이 회생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정권이 교체된 미국과의 FTA가 여전히 국익에 도움이 되냐는 질문에 대해 "그런 믿음은 변함이 없지만 한미 FTA로 예민한 부분도 있을 수 있다"며 "과부족에 대해서는 진행하면서 충분히 보완될 수 있기 때문에 완벽히 보호된 이후 해야 한다는 주장은 어폐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경제가 어렵고 중요한 수출이 급감하고 있지만 이런 때일수록 교역을 확대해야 경기회복이 촉진될 수 있다"며 "현재 새롭게 (FTA를) 하려는 나라들과도 시간이 걸리겠지만 어려울 때 협상한 내용이 1~2년 뒤 경제가 회복될 경우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 EU FTA 협상중 이견이 큰 것으로 알려진 관세환급제도에 대해 "우리측 제도인 관세환급 분야에 대해 EU측 일부국가가 이중혜택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며 "하지만 WTO에서도 관세환급이 허용되고 있고, 논의를 많이 한 만큼 EU측을 설득해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해 3월 타결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김재은 기자 alad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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