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가 20일(현지시간) 제 44대 미국 대통령에 공식 취임한다. 노예 제도로 인해 남북 전쟁을 일으켰던 미국이 건국 233년 만에 첫 흑인 대통령을 맞이함으로써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어젖히게 되는 셈이다.
폭스뉴스는 오바마 취임을 앞두고 희망과 기대감이 치솟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울러 역사적인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려는 사람들이 워싱턴 D.C로 물밀듯이 밀려오고 있다고 전했다.
오바마의 취임식에는 2백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폭스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8일 워싱턴의 대중교통 이용객 수는 61만6324명을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기록마저도 마틴 루터 킹 데이였던 19일 정오께 재차 경신됐다.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 것.
워싱턴 대학교 재학생인 도널드 버틀러는 "내 생애 흑인 대통령을 볼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 했다. 나는 워싱턴에 있어야만 한다"며 기쁨을 표시했다.
달변가로 소문난 오바마의 취임 연설에 대한 관심도 높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18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가 취임 연설에서 개인의 책임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바마는 수 차례 현재 위기의 심각성과 함께 전 국민의 단합을 강조한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오바마의 시대가 오고 있다며 오바마가 대통령의 개념을 다시 확립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말을 전했다.
대통령 역사학자인 션 윌렌츠 프린스턴 대학 교수는 "오바마에게는 대통령의 본질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며 "우리는 레이건 대통령 이후 오바마만큼 뛰어난 설득자를 갖지 못했다"고 말했다.
오바마 행정부만큼 폭넓은 대중의 지지를 받으며 출범한 정부도 없었다. 갤럽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지율은 무려 78%에 달했다. 게다가 오바마의 든든한 후원자인 민주당은 지난 대선을 통해 상·하원 다수당의 지위를 차지했다.
오바마는 국민의 지지와 함께 막강한 의회 장악력을 바탕으로 대통령에 취임하게 되는 것. 그에게 거는 미 국민들의 기대는 그만큼 막대하다. 그가 미 역사상 최고의 대통령 중 하나로 추앙받는 링컨 대통령과 지속적으로 비교되는 이유다.
그만큼 그에게 주어진 과제의 무게도 무겁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경제 위기로 인해 기업 부도와 넘쳐나는 실업자들로 고통받고 있다.
오바마는 취임 직후부터 자신이 주도한 8250억달러의 추가 경기부양책을 조속히 통과시키기 위해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백악관을 떠나는 부시 대통령의 말로는 처량하다. 경제 위기와 이라크전 등에 대한 반감으로 부시는 최악의 지지율로 물러나는 대통령 중의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라크전을 반대하는 수백 명의 시위대는 19일 백악관까지 가두 시위를 벌이며 끝까지 부시를 괴롭혔다. 시위대는 바그다드를 방문한 부시를 향해 신발을 집어던졌던 이라크 기자를 흉내내 백악관 입구에서 40여켤레의 신발을 집어던지기도 했다.
한편 취임 전날이었던 19일 오바마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부상당한 군장병들을 방문해 위로했다.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은 현지시간 20일 정오(한국시간 21일 새벽 2시) 수도 워싱턴의 링컨기념관에서 열린다.
링컨기념관은 흑인 민권운동 지도자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라는 명연설을 했던 곳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