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주식시장의 침체로 중소 증권사들이 수난시대를 맞고 있다.
'2000선' 고지에 올랐던 코스피지수가 반토막 수준에 이르자 중소형 증권사들의 매물로 나오고 있지만 정작 주인찾기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대형증권사들의 공격적인 경영에 시장점유율이 더욱 떨어지고 있고, 수익 구조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애널리스트 인력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인원을 한자리수로 줄이는 등 외형 축소가 두드러지고 있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의 경우 유진그룹이 지난해 9월 재매각을 공식 발표한 이후 최근까지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법정 싸움으로 비화될 위기에 처했다. 유진그룹은 지난 12일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르네상스PEF에 협상종료를 통보, 유진투자증권 매각협상을 원점으로 돌렸다. 이에 르네상스 PEF측은 민법상 신의의 원칙 등에 위배된다며 법적 대응으로 맞서기로 하는 등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솔로몬저축은행은 지난해 3월 KGI증권을 인수, 새 출발한 솔로몬투자증권 또한 어렵기는 마찬가지. 현재 리서치센터에서 근무하는 애널리스트 수가 한자리수 대로 줄어들어 제시되는 투자리포트도 다른 증권사에 비해 매우 적은 실정이다.
A증권사 관계자는 "사실상 투자종목과 방향을 제시하는 리서치센터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 데 불가피한 인력감축으로 인해 리서치센터가 있는 듯 없는 듯 운영되는 곳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트레이드증권도 지난 1999년 최초 온라인 전문 증권사라는 타이틀로 문을 열어 온라인 주식소매 시장을 선점했었으나 경쟁사들에 밀려 아직까지 힘을 못 쓰고 있다.
오프라인 영업을 주로 해 왔던 대형증권사들이 너도나도 온라인 시장에 뛰어들었기 때문.
또한 후발주자였던 키움증권에 전체 주식시장 점유율은 물론 개인 소매시장면에서 밀려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7월 최대주주였던 에스비아이 세큐러티즈도 매각을 진행, LS네트웍스가 최대주주로 있는 G&A KBIC 사모투자전문회사에 이트레이드증권을 넘긴 상태다.
이처럼 자통법 시행을 앞두고 중소 증권사들이 인수합병(M&A) 대상 1호로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 주식시장의 침체로 경쟁력 없는 중소 증권사들의 경우에는 헐값에도 매각될 가능성이 낮아 존폐의 위기까지 내몰린 상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몇몇 증권사들이 사실상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며 "증시가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뚜렷한 상승을 기약할 수 없는 상황에서 생존력을 갖추지 못한 중소규모 증권사들의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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