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과 은행권의 구조조정 작업이 건설·조선업종에 이어 대기업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경기침체가 심해지면서 일부 대기업들의 영업실적과 경영여건도 눈에 띄게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11일 "자금악화설이 나도는 일부 대기업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대기업들의 작년말 실적이 나오는대로 본격 심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금융권은 6~7개 대기업 대기업을 주시하고 있으며, 이중 일부는 이미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주채권은행을 중심으로 심사에 착수해 부실징후가 나타나면 개별기업 또는 그룹별로 구조조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9일 은행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업구조조정을 개별기업 및 그룹별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혀, 대기업 구조조정 가능성을 재차 언급했다.
한편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12월중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서베이를 실시한 결과, 대기업에 대한 국내은행의 4분기 대출태도지수는 마이너스 38로 전분기의 마이너스 19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이는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지난 199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대기업들이 자금을 구하기가 그만큼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대기업들의 영업실적도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28개 주요 기업에 대한 증권사들의 실적 추정치들을 집계한 결과, 작년 4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 분기보다 각각 27.6%, 50.5%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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