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은기자
인적분할 발표 후 ㈜한화 주가가 연이틀 급등세를 보였다. 발표 첫날인 지난 14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5% 이상 급등했다. 다음 거래일에도 6%대 올랐다. 차익실현 영향으로 16일 오전 약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새해 8만원대로 출발한 주가는 13만원 선을 터치하며 '개미'들의 환호를 받았다.
존속회사와 신설회사 주식을 모두 받는 인적분할은 주식시장에서 통상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이번 반응은 단순히 인적분할 효과로만 설명하기에는 강도가 컸다. 2024년 4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인적분할 추진 소식이 전해졌을 당시 주가가 15%대 상승했던 것과 비교해도 이번 ㈜한화 주가 반응은 눈에 띄게 높았다.
분할 결정은 하루아침에 내려진 게 아니다. ㈜한화 이사회는 결의에 앞서 여러 차례 열린 사전설명회에서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자료를 검토했다. 인적분할 방식에 따른 재무 구조 변화, 존속 법인과 신설 법인의 사업 구성, 분할 이후 주가와 주주가치에 미칠 영향이 항목별로 정리됐다. 주가에 미칠 영향, 주주 입장에서 체감되는 변화 등이 반복 논의됐다.
시장은 구조 개편 그 자체뿐만 아니라 구조 개편과 함께 제시된 조건에도 반응했다. 이번 인적분할로 존속 법인에는 방산과 조선, 에너지 등 최근 실적과 수주 흐름이 비교적 명확한 사업들이 남는다. 여러 사업이 하나의 법인에 묶이면서 나타났던 할인 요인이 줄어들고 핵심 사업 가치가 직관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이다.
신설 법인 역시 마찬가지다. 성격이 다른 사업이 하나의 틀로 정리됐다. 관리 구조가 단순해졌고 사업별 성과를 구분해 들여다볼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됐다. 향후 전략 선택의 여지가 넓어졌다는 점도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분할 이후 그림이 구체적으로 그려졌다는 점이 시장에 전달됐다는 평가다.
한화는 인적분할과 동시에 자사주 소각을 포함한 주주환원 방침도 밝혔다. 소각 대상은 임직원 보상용(RSU)을 제외한 보통주 445만 주로, 전체 보통주 약 5.9%에 해당한다. 시가 기준으로는 약 4500억원 규모다. 여기에 주당 배당금도 기존 800원에서 1000원으로 25% 인상하기로 했다. 구조 개편과 함께 주주에게 돌아갈 몫도 고민한 것이다.
인적분할 이후 ㈜한화 '주가 급등'은 구조 개편 효과, 주주환원 강화, 한화 핵심 사업의 중장기 전망이 맞물린 결과로 볼 수 있다. 이사회 논의가 형식적인 의결 절차에 그치지 않고 구조 개편의 방향성과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함께 담아낸다면 시장의 신뢰를 끌어낼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