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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경쟁력도 양극화…"철강 수출 기반 약화, 車·반도체만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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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7000억달러를 돌파하며 외형적 성과를 거뒀지만 우리나라 경제를 지탱하는 주요 산업 중 반도체와 자동차만 경쟁력이 유지·강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철강은 수출 기반이 크게 약화했고, 석유화학 역시 중국의 자급률 확대에 시장 경쟁력이 하락했다.

반도체와 자동차도 각각 중국 제품의 추격과 현지 생산 확대 등으로 시장 경쟁력이 악화할 유인이 커졌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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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주요 품목별 수출 경쟁력 평가' 보고서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7000억달러를 돌파하며 외형적 성과를 거뒀지만 우리나라 경제를 지탱하는 주요 산업 중 반도체와 자동차만 경쟁력이 유지·강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철강은 수출 기반이 크게 약화했고, 석유화학 역시 중국의 자급률 확대에 시장 경쟁력이 하락했다. 반도체와 자동차도 각각 중국 제품의 추격과 현지 생산 확대 등으로 시장 경쟁력이 악화할 유인이 커졌다는 평가다.


수출 경쟁력도 양극화…"철강 수출 기반 약화, 車·반도체만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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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경제상황 평가 '주요 품목별 수출경쟁력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18~2024년 중 우리 산업 경쟁력은 반도체 등 일부 품목을 위주로 성장했으며 이를 제외한 주요 비IT 품목의 수출은 정체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은이 산업별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분해해 품목 경쟁력과 시장 경쟁력으로 나눠 추정한 결과다. 품목 경쟁력은 경쟁국 대비 가격·비용 경쟁력, 기술·품질 수준, 생산성, 공급 안정성, 평판·브랜드 등을 보여준다. 시장 경쟁력은 관세 등 통상비용과 현지 경쟁 환경, 지정학적 충격, 물류 접근성 등에 대한 상대적 경쟁력이다.


中에 밀린 철강, 품목·시장 경쟁력 모두 약화…석화도 시장 여건 악화
수출 경쟁력도 양극화…"철강 수출 기반 약화, 車·반도체만 개선"

우리나라의 철강·기계 수출은 2018년 이후 품목 경쟁력과 시장 경쟁력 모두 약화했다. 품목 경쟁력은 2010년대 중반 중국의 설비 증설과 2021년 부동산 불황(헝다 사태)에 따른 공급 과잉으로 중국산 저가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 유입되면서 우리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밀린 결과다. 시장 경쟁력 역시 중국 철강 제품과의 경쟁이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더 치열해지며 동반 하락했다. 중국의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직접투자가 크게 늘면서 저렴한 철강이 신흥국으로 대거 유입됐기 때문이다.


철강 산업의 시장 경쟁력은 더 악화할 우려도 있다. 올해 유럽연합(EU)이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본격 시행하며 통상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최근까지는 유럽 내 주요 철강 수출국 중 우리나라의 시장 경쟁력이 이탈리아·네덜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으나, CBAM 도입으로 탄소배출권 비용 부담이 높아지면 가격 경쟁력이 약화해 EU 지역에서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


화학공업생산품(화공품)은 2018년 이후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하락했는데 경쟁력보다는 글로벌 수요둔화에 기인한 것으로, 이 기간에 품목 경쟁력은 소폭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2010년대 말 중국의 설비 증설, 미국의 셰일가스 부산물을 활용한 범용제품 등장 이후 국내 업계는 이에 대응해 범용제품 대신 특수제품 비중을 늘리는 고도화를 진행했다. 그 결과 화공품 중 정밀화학 비중이 2018년 16.7%에서 지난해 24.7%까지 늘면서 품목 경쟁력이 개선됐다.


그러나 최근 2022~2024년 들어 시장 경쟁력이 크게 악화하면서 시장 점유율 하락 폭이 확대되고 있다. 이는 제품 배터리 소재 등의 주요 수출시장이었던 중국에서 자급률이 크게 상승한 영향으로 추정된다. 기존 범용 제품군도 중국 내 대규모 증설로 자급 체제가 완성되며 우리의 시장 경쟁력이 악화했다. 주요 경쟁국인 중동지역 등에서도 신설비·신공법을 활용한 대규모 설비 구축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에도 화공품의 경쟁력 약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에서 추진하는 공법은 기존보다 화학제품 수율을 대폭 향상할 것으로 평가돼 가격경쟁에서 밀리며 품목 경쟁력도 약화할 우려가 있다.


품목 경쟁력 높인 자동차·반도체…시장 경쟁력 여건은 악화돼
수출 경쟁력도 양극화…"철강 수출 기반 약화, 車·반도체만 개선"

자동차는 조사 기간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 수요 여건이 호의적이었고 전반적인 수출 경쟁력도 소폭 개선된 결과다. 품목 경쟁력은 해당 기간 강화됐다. 차종별로 분해하면 국내 업체가 꾸준히 품질을 높여간 내연기관차가 경쟁력 개선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 국내 기업이 별도의 전기차 플랫폼 개발에 나서면서 2022~2024년 중에는 전기차의 경쟁력도 높아졌다. 다만 수출 호조를 보인 하이브리드차는 외형적 성장과 달리 경쟁국 대비 경쟁력은 개선되지 못했다.


반면 시장 경쟁력은 멕시코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지면서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을 중심으로 악화했다. 주요 완성차 업체가 멕시코 내 현지생산 확대를 통해 얻게 되는 시장 접근성과 비용 측면에서의 장점이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에는 손실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2022~2024년 들어서는 유럽시장 내 시장 경쟁력이 스페인·루마니아 등 유럽 내 수출국에 비해 약화됐다. 이 역시 현지업체가 상대적으로 낮은 물류비용과 저렴한 인건비로 경쟁력을 높인 결과다.


반도체는 반도체 호황기였던 2017~2018년과 최근 2022~2024년의 경쟁력 변화 양상을 비교한 결과 두 기간 모두 품목 경쟁력이 한 차원 성장하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 상승에 상당 부분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품목 경쟁력이 큰 폭 향상했는데 이는 국내 업체가 고대역폭메모리(HBM), DDR5 등 고부가가치 품목을 경쟁국에 비해 1년가량 빠르게 개발·상용화한 점이 주효했다.


그러나 2022~2024년 중에는 이전 반도체 경기 확장기와 달리 시장 경쟁력은 중국·동남아를 중심으로 약화되고 있다. 이는 중국이 메모리 양산 능력을 확대하면서 범용제품 중심의 수입 대체가 가속화된 결과다. 중국 업체들이 동남아 지역 메모리 수출도 크게 늘리기 시작하면서 우리와의 경쟁이 심화한 점도 원인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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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를 대표 작성한 진찬일 한은 조사국 국제무역팀 과장은 "올해 역시 반도체 경기 호황에 힘입어 전체 수출은 양호한 증가세가 예상되지만, 비IT 부진이 지속되며 부문 간 양극화는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앞으로의 정책은 품목별 경쟁력 변화를 정밀하게 진단해 차별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화학산업의 경우 현재 추진 중인 구조조정을 차질 없이 진행해 고부가가치 특화 제품으로의 전환을 신속하게 추진하고, 철강산업도 정부의 고도화 방안에 맞춰 업계의 범용재 설비규모를 조정해야 한다"며 "반도체, 자동차 등 경쟁력이 유지·개선된 품목은 글로벌 수요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을 지원하고 기술 보안을 강화해 경쟁 우위를 지속하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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