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경기자
운동으로 분비되는 근육호르몬 '바이글리칸(Biglycan)'이 노화로 인한 근감소증과 지방간을 효과적으로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운동을 통해 분비된 바이글리칸(Biglycan)의 근육과 간 손상 개선효과 모식도. 질병관리청
질병관리청은 국립보건연구원 내분비·신장질환연구과 연구진(이다솜·임주현·이유정)이 미국 국립생물공학정보센터(NCBI) 전사체 오픈 데이터셋 및 혈장 단백체 분석을 통해 노인의 근육과 혈액에서 마이오카인 중 하나인 바이글리칸의 양이 크게 줄어 있음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진은 당초 노화로 인해 감소하는 근육 호르몬인 마이오카인(myokine)에 초점을 맞춰 근감소증 개선 효과를 확인하고자 했다. 마이오카인은 운동을 통해 근육에서 생성돼 혈액으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근 기능을 강화하고 체내 염증과 면역력 조절, 뇌 기능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젊은 쥐에 비해 노화된 쥐는 혈액 및 근육에서 바이글리칸 양이 감소해 있었는데, 연구진이 노화된 쥐를 4개월간 운동시킨 결과 근 기능이 개선되고 바이글리칸 근육 양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운동을 통해 증가한 바이글리칸이 근단백질 합성을 촉진시켜 근 감소를 완화한다는 점도 밝혀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선 근육에서 분비된 바이글리칸이 간으로 이동해 노화로 인한 지방간 완화에 영향을 주는 사실도 규명했다. 연구 결과는 의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 온라인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바이글리칸이 노화로 인한 근 감소와 지방간을 동시에 완화하는 핵심 인자인 것을 확인하고, 이번 결과가 향후 항노화 연구와 노인성 만성질환 예방 전략 마련에 중요한 과학적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메타분석 연구 결과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13.1%가 근감소증을 겪고 있으며, 특히 70~84세 노인 중 남성은 21.3%, 여성은 13.8%가 근감소증을 앓고 있다.
근감소증은 단순한 노화 현상이 아니라 나이가 들면서 근육의 양, 근력, 근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감소하는 질환이다. 이는 활동 장애 및 노인성 만성질환을 유발하고 예후를 악화시키는 위험인자로, 사망 위험을 약 3배 이상 높인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건강한 노후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선 근감소증 예방이 필수적"이라며 "어르신들이 근육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겨울철에도 개인에 맞는 맞춤형 운동과 영양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