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하기자
정치권을 둘러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이 확산되는 가운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을 동시에 겨냥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 전 대표는 민주당이 통일교로부터 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넘어, 이 대통령이 관련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묵인하거나 개입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 전 대표는 13일 "이재명 대통령,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만났나. 왜 답을 못하나"라고 반문하며 "몇 번을 공개적으로 물어도 이 대통령이나 민주당 측 누구도 답을 못한다"고 지적했다. "평소 같으면 과잉충성 경쟁하는 다양한 층위의 민주당 사람들이 '아니다'라며 저를 역공하겠다고 바락바락 달려들 텐데, 아무 말이 없다"고 말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을 동시에 겨냥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한 전 대표는 "이 대통령,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만났습니까. 이 대통령이 만나자고 한 것 맞습니까"라고 재차 물은 뒤 "만났으니 답을 못하는 것 같다. 통일교 게이트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공항공사 사장을 내쫓으려고 '외화 밀반출 못하게 시민들 책 뒤지라'고 트집 잡을 때가 아니라 자기가 통일교 총재를 만났는지, 왜 만나자고 했는지 답할 때"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문제 제기는 최근 재판 과정에서 공개된 녹취와도 맞물린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이모 통일교 부회장과 통화하며 "이재명 쪽에서도 다이렉트로 참어머니(한학자 통일교 총재)를 뵈려고 전화가 왔다"고 언급한 바 있으며, 해당 녹취는 법정에서 재생됐다.
한 전 대표는 이 녹취를 근거로 "한학자 총재와의 만남 여부는 통일교 게이트의 핵심 사안"이라며, 이 대통령이 명확히 입장을 밝히지 않는 점 자체가 의혹을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날에도 "이 대통령은 12월 2일 시점에 통일교가 더불어민주당에 돈 준 것을 특검에서 진술한 걸 어떻게 알고 통일교를 협박했냐"고 물으며 "민중기 특검을 지금 당장 압수수색을 해 이재명 민주당 정권에 수사 정보를 넘겼는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 2일 국무회의에서 통일교를 겨냥해 "정교분리 원칙이 정말 중요한데, (최근) 정교분리 원칙을 어기고 종교재단이 조직적, 체계적으로 정치에 개입한 사례가 있다"며 "일본은 조직적으로 정치에 개입한 종교재단에 해산 명령을 했다"고 말한 것에 대한 의문이다.
한 전 대표는 이 발언이 나온 시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는 통일교가 민주당에 돈을 건넸다는 진술이 외부에 알려지기 전이었다"며 "그럼에도 이 대통령이 통일교를 겨냥한 경고성 발언을 한 것은 사전 인지 없이는 설명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중기 특검은 민주당이 정한 민주당 하청 특검"이라며 즉각적인 압수수색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