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감자 이어 고추밭 털렸다…SNS 가짜영상에 사람들 우르르

中 다른 지역에선 배추 관련 피해도 이어져
지난 10월 폴란드에선 감자 150t 피해도

중국에서 "고추를 무료로 따가도 된다"는 내용의 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뒤 고추밭이 '말 그대로' 약탈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25일 연합뉴스TV는 지무뉴스를 인용해 이달 초 중국 SNS에 "산시성 류자거우촌 밭에 있는 고추를 공짜로 따도 된다"는 영상으로 인해 한 농가가 큰 피해를 보았다고 보도했다.

거짓 뉴스로 고추를 딴 일부 사람은 챙긴 고추를 돌려줬지만, 대다수 사람은 불법으로 취득한 고추를 돌려주지 않은 채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 지무뉴스

해당 영상에선 밭의 주인이라 주장하는 한 남성이 "3만 위안(약 618만원)을 써서 고추를 길렀는데, 절반밖에 팔지 못했다"며, "누가 따든 그 사람 것이 된다"며"고 말했다. 이에 영상을 본 사람들은 자루와 바구니를 챙겨 들고 류자거우촌으로 몰려들었다. 난데없이 사람들이 고추를 따가는 모습에 실제 고추밭 주인인 양 모 씨는 "무료로 가져가도 된다는 말은 가짜다", "이건 절도 행위다"라고 소리치며 이들의 행동을 제지했다.

그러나 혼자서 이들의 행동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경찰과 도로 관리원, 마을 관리들까지 현장에 출동해 무단으로 가져가는 사람들을 제지한 뒤에야 상황이 종료됐다. 이들 중 일부는 챙긴 고추를 돌려놨지만, 대다수 사람은 불법으로 취득한 고추를 돌려주지 않은 채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 양 씨는 지무뉴스에 "영상 속 남성과 전혀 모르는 사이고, 고추를 못 쓰니 가져가라고 한 적도 없다"며 "지금 한창 (고추를 판매하기 위해) 판로를 찾는 중이었는데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지난 10월께 폴란드 SNS에 농장의 감자를 무료로 가져가도 된다는 영상이 올라와 농장주가 막심한 피해를 입기도 했다. VICE

경찰은 허위 정보를 퍼뜨린 남성을 체포했고 그는 행정구류 7일 처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양 씨와 합의해 5000위안(약 103만원)을 배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중국서는 이와 유사한 가짜 영상으로 인해 배추 농가가 피해를 보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 중국 네이멍구에서는 "배추밭이 쓸모없어졌다. 배추를 가져가라"는 영상이 올라온 뒤 800여명이 몰려와 배추를 가져갔다. 중국뿐 아니라 폴란드에서도 거짓 영상으로 인해 한 농부가 막심한 피해를 보기도 했다. 지난 10월께 폴란드 SNS에 농장의 감자를 무료로 가져가도 된다는 영상이 올라왔다. 당시 농부는 가족 모임으로 집을 잠시 비운 사이, 영상을 보고 몰려든 이들은 150t에 달하는 감자를 가져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슈&트렌드팀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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