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틱톡 등 '라방 짝퉁' 판매 폭증…특허청은 무방비?

올해만 9천여점 적발 "소비자 피해 눈덩이"
정진욱 "글로벌 플랫폼 사각…맞춤형 추적"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라이브 방송(라방)을 통한 위조상품(짝퉁) 판매가 올해 들어 급증하며 소비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유튜브·틱톡 등 해외 기반 플랫폼에서의 판매가 두드러져 정부 당국의 미흡한 대응체계가 도마 위에 올랐다.

1일 더불어민주당 정진욱 의원(광주 동남갑)이 특허청으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2025년 8월) 라방 위조상품 판매로 20건이 입건돼 판매자 28명이 적발됐으며, 압수물품은 1만912점에 달했다. 문제는 이 중 무려 65%인 13건(판매자 21명, 9,097점)이 올해 들어 적발됐다는 점이다. 이는 위조상품 유통의 주무대가 라이브 커머스로 옮겨갔음을 시사한다.

일부 적발 사례는 판매 규모가 수억원대에 달했다. 2022년 페이스북 라방 적발 사건에서는 2억3,503만원 규모의 위조상품이 거래됐고, 올해 7월 유튜브 라방 사건에서도 1억7,223만원 규모가 확인됐다.

플랫폼별로는 유튜브가 13명으로 가장 많았고, 틱톡 10명, 페이스북 3명, 인스타그램 2명 순이었다. 적발된 판매자 28명 중 27명이 국내 판매자였고, 압수품은 의류·가방 등 생활밀착형 품목이 주를 이뤘다. 이들 위조품의 정품가액 기준 피해 규모는 수십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특허청은 올해부터 기획수사 강화를 통해 단속 실적이 늘었다고 설명했으나, 이는 동시에 소비자·권리자 신고 역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결국 단속 강도 문제를 넘어 라방을 통한 위조상품 판매 자체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정 의원은 "위조상품 유통은 지식재산 침해를 넘어 소비자 안전과 유통 질서를 위협하는 범죄다"며 "특히 유튜브는 올해 처음 적발됐는데도 적발 규모가 가장 컸다. 단속 이전에 얼마나 많은 짝퉁이 유통됐을지 가늠조차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허청은 국내 플랫폼들과는 위조상품 근절 협약을 맺고 있지만, 이번에 문제가 불거진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등 글로벌 플랫폼은 협약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정 의원은 "라방 짝퉁 판매의 주무대는 글로벌 플랫폼인데, 협력 체계조차 없는 것은 명백한 사각지대다"며 "특허청이 지식재산처로 승격된 만큼 이제는 글로벌 플랫폼까지 포함한 협력 체계를 마련하고, 국가·상품별 맞춤형 추적체계 구축, 소비자 피해 예방 시스템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남팀 호남취재본부 강성수 기자 soostar@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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