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연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인 스티븐 마이런 미 연방준비제도(Fed) 이사 지명자의 인준안이 10일(현지시간) 미 상원 은행위원회를 통과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이 보도했다. Fed 이사진을 측근으로 채우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도가 한층 진전된 셈이다.
이날 표결에서 공화당 위원 13명이 전원 찬성하고, 민주당 위원 11명이 전원 반대했다.
스티븐 마이런 미 연방준비제도(Fed) 이사 지명자 로이터연합뉴스
상원이 이르면 오는 15일 본회의에서 인준안을 처리할 경우 마이런 지명자는 오는 16~17일 열리는 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이사로 참석할 수 있게 된다. 임기는 앞서 사임한 아드리아나 쿠글러 Fed 이사의 잔여 임기인 내년 1월 31일까지다.
현재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마이런 지명자는 Fed 이사가 될 경우 사임 대신 무급 휴직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미 민주당은 마이런 지명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라 그가 이사가 되면 Fed의 독립성이 약화하고 트럼프 행정부가 통화정책에 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Fed가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따르지 않는 제롬 파월 Fed 의장을 거듭 비난하며 압박해 왔다. 또 쿠글러 이사의 사임으로 생긴 공석에 마이런 지명자를 임명하고,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임명된 리사 쿡 이사에겐 주택담보대출 사기 혐의로 해임을 통보했다. Fed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사진에 측근을 심으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다만 전날 법원이 해임 중단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며 쿡 이사는 당분간 이사직을 유지한다. 이에 따라 쿡 이사도 이번 FOMC 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 법무부가 이날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대해 항소하며 공방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해임 사유로 내세운 사기 혐의는 쿡 이사가 Fed 이사가 되기 전 일로, 해임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대통령에게 해임 사유를 판단할 광범위한 권한이 있다고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