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연기자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이스라엘이 오는 9월까지 가자지구 휴전에 동의하지 않으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29일(현지시간) 스타머 총리는 각료회의 이후 연설을 통해 "두 국가 해법이 위기에 처한 지금이 바로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며 이같이 발표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AFP연합뉴스
스타머 총리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전쟁을 종식하는 것 외에도 서안을 합병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중동에서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평화를 이루기 위한 실질적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영국은 9월 유엔 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겠다고 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도 남은 인질을 석방하고, 휴전에 동의하며, 가자지구 통치에서 아무런 역할도 맡지 않을 것임을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타머 총리는 이러한 조치가 얼마나 달성됐는지 9월에 평가한 뒤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사회에서 가자지구의 인도주의 위기를 끝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지난 24일 프랑스가 9월 유엔 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겠다고 발표하며 스타머 정부에 대한 압박이 커졌다. 최근 하원의원 220명 이상이 스타머 총리에게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냈고, 내각 주요 장관들도 이를 요구했다. 스타머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은 지난해 총선 기간 공약집에 "'두 국가 해법'으로 이어질 새로운 평화 과정에 대한 기여로서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에 전념한다"고 명시한 바 있다.
다만 뉴욕타임스(NYT) 등은 이스라엘이 이러한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이 작다고 전했다.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서 스타머 총리의 발언에 대해 "하마스의 끔찍한 테러를 보상하고 그 피해자를 처벌하고 있다"며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테러리스트에 대한 유화책은 언제나 실패했고, 당신도 실패하게 될 것"이라며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