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륜 미국 현지 법인 SJKP
뉴욕서 기자회견 개최
"지배구조 실패·공시 위반 초점"
최근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쿠팡을 상대로 한국 법인은 물론 미국 본사를 겨냥한 징벌적 손해배상 집단소송이 미국 현지에서 추진된다.
한국 법무법인 대륜의 미국 현지 법인인 SJKP는 8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 모회사인 쿠팡 아이엔씨(Inc.)를 상대로 뉴욕 연방법원에 소비자 집단소송을 공식 제기하겠다고 발표했다.
김국일 대륜 경영대표는 쿠팡 본사가 델라웨어주 등록, 뉴욕증시 상장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미국 사법시스템의 강력한 칼날로 이번 사태 진상을 규명하고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인 배상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 Inc는 한국 쿠팡 법인 지분 100%를 보유한 모회사로 2021년 3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약 3370만개의 고객 계정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름, 이메일, 전화번호, 주소, 일부 주문정보 등이 포함됐다.
한국이 소비자 배상에 초점을 둔다면 미국은 상장사의 지배구조 실패와 공시의무 위반 여부를 다루는 차별화된 성격의 소송이 될 것이라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현재 한국 소송 참여자 약 200명이 미국 소송에도 참여한 상태다.
그는 "쿠팡 본사의 역할은 한국의 민사소송으로는 밝혀지기 어렵다"며 "미 소송은 미국 본사와 한국 법인 간의 관계에서 본사가 어떤 역할을 수행했는지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소송인 모집이 마무리되는 대로 연내 미국 법원에 소장을 제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부연했다.
미국은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있어 기업의 중대한 과실이 인정되면 배상액이 크게 늘 수 있다. 김 대표는 쿠팡의 지배구조·위험관리 의무 위반을 근거로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과거 T모바일이 2021년 7660만 명 이상의 개인정보를 유출해 소비자 소송 끝에 3억5000만달러의 합의금을 지급하고, 별도로 최소 1억5000만달러의 보안 강화 투자를 약속한 사례가 있다. 신용평가사 에퀴팩스도 2017년 대규모 유출 사건 이후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와 최대 7억달러의 합의금을 내는 데 합의한 바 있다.
대륜과 SJKP는 본사 홈페이지를 통해 집단소송 피해자들을 모집 중이다. SJKP는 미국 소비자들을 위한 집단소송을 안내하면서 "쿠팡 쇼핑,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등 쿠팡 관련 서비스를 이용했고, 최근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인해 정보가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면 연락 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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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쿠팡 주주들의 집단행동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달 초 미국 뉴욕에 소재지를 둔 DJS Law 그룹은 쿠팡의 증권법 위반 가능성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다며 고객정보 유출 사태로 손실을 본 주주모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 Inc는 뉴욕거래소에 상장돼 있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규정을 따라야 한다. 규정에 따르면 중대한 보안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4영업일 이내에 공시해야 한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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