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진료 증가하더니'…건강보험 보장률 64.9%에 그쳐

4대 중증질환 보장률 81.8%
독감주사·호흡기검사 등이 원인
정부, "비급여·실손보험 개혁 필요"

2023년 건강보험 보장률이 64.9%로 전년보다 0.8%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감 치료주사 등 비급여 진료 증가로 전체 보장률은 소폭 하락했지만, 4대 중증질환 등 중증·고액진료비 질환 보장률은 전년보다 상승했다.

7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23년도 건강보험환자 진료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건강보험환자의 비급여를 포함한 총진료비는 약 133조원으로 2022년(120조6000억원) 대비 10.3% 증가했다. 이 중 보험자부담금은 86조3000억원, 법정 본인부담금은 26조5000억원, 비급여 진료비는 20조2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건강보험 보장률은 일반의약품, 성형, 미용 목적의 보철비, 건강증진 목적의 첩약비 등을 제외한 전체 의료비 중 건강보험공단에서 부담하는 급여비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2023년의 경우 법정 본인부담률은 19.7%에서 19.9%로, 비급여 부담률은 14.6%에서 15.2%로 각각 0.2%포인트, 0.6%포인트 올랐다.

제증명수수료와 같은 행정비용과 영양주사, 도수치료, 상급병실료 등 급여화 필요성이 낮은 항목을 제외한 건강보험 보장률은 66.7%였다.

중증·고액진료비 질환 보장률은 소폭 상승

의료기관 종별로는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원, 의원의 보장률은 하락했고, 요양병원의 보장률은 상승했다.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보장률은 68.6%로 전년보다 1.0%포인트 감소했다.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비급여 중 검사료 비중이 2022년 10.4%에서 2023년 11.7%로, 종합병원은 비급여 중 처치 및 수술료 비중이 13.2%에서 16.5%로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병원의 경우 골수 흡인 농축물 관절강 내 주사 등 신규 비급여 발생과 치료재료 중심의 비급여 증가로 건강보험 보장률이 전년보다 1.2%포인트 감소한 50.2%로 나타났다. 의원은 독감 치료주사와 호흡기질환 검사의 비급여가 급증하면서 보장률이 57.3%로 전년보다 3.4%포인트나 줄었다. 요양병원의 경우 비급여 면역증강제 등의 사용이 감소하면서 보장률이 전년보다 1.0%포인트 늘어난 68.8%로 집계됐다.

중증·고액진료비 질환의 보장률은 전년보다 소폭 상승했다. 4대 중증질환 보장률은 81.8%로 전년보다 0.3%포인트 올랐다. 질환별로는 암 질환 76.3%, 희귀·중증난치질환 89.0%로 각각 0.6%포인트와 0.3%포인트 늘었다. 뇌혈관질환은 88.2%, 심장질환은 90.0%로 각각 1.5%포인트, 0.1%포인트 감소했다.

백혈병, 췌장암, 림프암 등 1인당 중증·고액진료비 상위 30개 질환에 대한 보장률은 80.9%로 전년 대비 0.4%포인트 증가했다. 치매와 호흡기 결핵 등을 포함한 상위 50위 내 질환의 보장률은 79.0%였다.

아동·노인 보장률 모두 소폭 하락

0~5세 아동의 경우 호흡기질환 발생과 법정 본인부담률이 높은 약국 이용이 증가하면서 건강보험 보장률이 67.4%로 전년 대비 0.6%포인트 감소했다.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도 근골격계통 치료재료와 주사료 등 비급여 사용이 늘면서 보장률이 전년보다 0.5%포인트 감소한 69.9%로 나타났다.

소득 계층별로는 소득이 낮은 소득분위에 대한 보장률이, 소득이 높은 소득분위보다 높은 경향을 보였다. 본인부담상한제 효과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가입자의 경우 소득 1분위 보장률(본인부담상한제 반영 기준)은 65.0%, 소득 10분위는 60.3%였다. 지역가입자는 1분위 78.2%, 10분위 60.5%였다.

정부는 국민 의료비 부담 완화를 위해서는 비급여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보고 앞으로 비급여 비중을 줄여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의료계를 포함한 전문가 등과 논의를 거쳐 불필요한 과잉 의료 이용을 초래하는 실손보험 개혁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난해 2월 수립한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에 따라 국민 건강증진을 위해 꼭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적시에 제공하고자 일률적인 보장성 확대가 아닌 중증·희귀난치 질환 등 필수의료 분야를 중심으로 보장성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이를 위해 ▲고가 약제비 부담 경감을 위한 의약품 보장성 강화 ▲소아, 장애인 등 취약계층 보장성 강화 ▲산정특례 대상질환 확대 등 의료사각지대 해소에 지난해12월 기준 약 1조4500억원의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했다.

권병기 복지부 필수의료지원관은 "비급여 관리방안 및 실손보험 개혁방안은 향후 토론회를 거쳐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종합적으로 반영해 2차 의료개혁 실행방안에 담을 예정"이라며 "필수의료 분야 등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도 지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바이오중기벤처부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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