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연기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앞서 예고한 대로 시중은행의 기존 주택담보 대출 금리를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29일 인민은행은 시중은행들이 모인 '시장 금리 결정 자율 메커니즘'에서 이런 내용의 금리 조정 이니셔티브를 발표하게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상업은행들은 10월 31일 전까지 '대출 우대금리(LPR)-0.3%포인트'를 넘는 기존 주택담보 대출 금리를 'LPR-0.3%포인트'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 이렇게 되면 기존 주택담보 대출 금리는 0.5%포인트 정도 하락한다.
이번 금리 인하 조치는 생애 첫 주택뿐 아니라 두 번째 이상 주택에도 적용된다. 18개 전국 범위 상업은행이 원칙적으로 10월 12일까지는 각자의 금리 조정 세부 사항을 발표해야 한다.
아울러 부동산 대출 시 납부해야 할 최저 계약금 비율은 2주택도 1주택과 동일하게 15%로 낮춘다. 집값의 최대 85%까지 대출받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인민은행은 지난 5월 창설한 3000억위안(약 56조원) 규모의 보장성 주택(저소득층 등에 저렴하게 공급하는 주택) 재대출 자금 지원 비율을 현재의 60%에서 100%로 끌어올리고, 올해 말 만료 예정인 부동산 정책 문건의 시한을 연장하는 등 조치도 발표했다.
앞서 지난 24일 판궁성 인민은행장은 3개 금융당국 합동 기자회견에서 경기 부양 패키지를 발표하면서 기존 주택담보 대출 금리를 신규 주택담보 대출 금리 수준으로 인하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주택담보 대출 금리 평균 인하 폭이 대략 0.5%포인트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저 계약금 비율 인하 또한 이때 언급한 것이다.
기존 주담대 이자율이 인하되면 약 5000만가구가 혜택을 보며 가계 이자 비용은 연평균 1500억위안(약 28조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판 행장은 기자회견 당시 "이는 결국 소비와 투자를 촉진하고 주택 담보 대출 조기 상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중국 주택 소유자들은 대출 금리 부담에 주택담보 대출 조기 상환에 나섰다. 이에 은행 수익성이 악화하고 소비자 지출이 위축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최대 연휴인 국경절을 앞두고 경기 부양 패키지를 발표하면서 부동산 시장 살리기에 나선 것이다.
당국의 노력에 더불어 주요 도시들도 부동산 시장 부양에 나섰다. 이날 제일재경에 따르면 중국 중심 도시인 4개 1선 도시 중 상하이, 광저우, 선전은 이날 새로운 부동산 시장 정책을 발표했다. 광저우는 1선 도시 중 처음으로 모든 주택 구매 제한을 철회했다. 상하이와 선전은 주택 구매 기준과 최소 계약금 비율 등을 완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