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원기자
서울 지하철 9호선도 열차 내 혼잡도를 줄이기 위해 '의자 없는 칸' 도입을 검토 중이다. 사람이 많은 출퇴근 시간에는 의자를 접었다가 필요시 펼 수 있는 '접이식 의자' 도입도 물망에 올랐다.
12일 서울시는 정책투표 플랫폼 '엠보팅'에서 9호선 열차 내 혼잡 완화를 위해 '의자 없는 칸' 등 공간확장형 열차 도입에 대한 시민 의견을 수렴 중이다. 서울시메트로 9호선에서 제안한 아이디어로, 9호선 6량 중 2량에 도입 예정이다.
이같은 방안이 고안된 것은 9호선 혼잡도가 서울 내에서 '최상위권'에 달하기 때문이다. 9호선 급행 노선의 최고 혼잡도는 199%로 정원의 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시는 올해 3월부터 9호선 혼잡도 완화를 위해 신규 전동차를 증차했지만,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에 제안된 방안은 ▲교통약자석을 제외한 모든 의자 제거 ▲열차 중간 위치의 의자(약 60%) 제거 ▲중간 위치의 의자를 접는 방식으로 변경까지 총 3가지다. 이 밖에도 '현재 방식 유지' 등의 선택지를 놓고 시민의 의견을 받고 있다. 전날까지 총 394명의 의견이 모였으며 찬성이 62.9%(248명)로 우세하다. 반대는 34.0%(134명), 모르겠다는 응답은 3.1%(12명)다. 서울시는 전동차 2량에 의자 60%를 제거할 경우 3억3000만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한다.
앞서 서울 지하철 4호선과 7호선에서 각각 올해 1월, 5월부터 의자 없는 칸 시범 운행 중이다. 2023년 3분기 기준 4호선과 7호선의 열차 칸 최고혼잡도는 193%, 164%에 달했다. 의자 없는 칸 운행으로 혼잡도나 체감상 느끼는 불편함은 전보다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4월 4호선 의자 없는 칸을 모니터링한 결과 1인당 입석 점유 면적이 철거 전 0.3㎡, 철거 후 0.47㎡로 0.1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열차 혼잡도는 12%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접이식 의자의 효용성은 불분명한 측면이 있다. 열차 내 접이식 의자는 미국, 일본, 싱가폴 등 해외에서 운영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2000년대에 도입됐다. 하지만 잦은 고장 등을 이유로 얼마 되지 않아 다시 고정형 의자로 교체됐다. 시 관계자는 "선택지를 넓히는 차원에서 해외 사례를 참고해 시 차원에서 추가한 안"이라며 "(접이식 의자는) 제3안이고 주된 안건은 중간 의자를 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