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1분기 영업익 1.8조 전망…'AI서버시장 더 커질 것'

SK하이닉스 1분기 실적 증가 예상
삼성, 엔비디아 HBM 공급 기대 커져

시장 우려에도 HBM·AI 전망 긍정적

SK하이닉스가 1분기에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주요 제품 효과로 1조8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인공지능(AI) 거품 논란과 함께 HBM 업계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관련 수요 및 시장 규모는 늘어날 것이란 게 업계 평가다. AI 서버뿐 아니라 전방 산업 실적 전망도 우상향 흐름을 보인다.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 모습 / [사진제공=SK하이닉스]

2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오는 25일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증권사 전망치를 집계해 밝힌 SK하이닉스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38.94% 늘어난 12조1575억원이다. 영업이익은 1조8551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3460억원) 흑자 전환 이후 이익 규모가 늘었을 가능성이 크다.

업계 안팎에선 SK하이닉스가 AI용 메모리 반도체인 HBM과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고부가 D램 매출을 늘린 데다 낸드플래시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이 같은 성과를 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석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분기부터 계절적 수요 증가가 있을 것"이라며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은 2분기 4조2000억원 이후 내년 3분기 6조6000억원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모리 업황 회복이 가시화하고 HBM 효과가 커지는 가운데 삼성전자도 HBM 먹거리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선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에 이어 삼성전자가 HBM 시장 큰손인 미국 엔비디아에 HBM3E를 시장 예상보다 빠른 2분기에 공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 HBM3E 검증이 곧 완료될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와의 점유율 격차를 줄이며 경쟁 구도를 재편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12단(12H) HBM3E / [사진제공=삼성전자]

HBM 시장을 두고서 최근 우려가 나오는 상황은 지켜봐야 한다. 엔비디아 등 주요 반도체 기업 주가가 하락하면서 AI 거품 논란이 불거진 상태다. 이로 인해 HBM을 생산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도 최근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여기에 사실상 SK하이닉스가 이끌던 HBM 시장에 참가 업체가 늘면서 경쟁 심화로 제품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 상태다.

반도체 업계는 AI 주목도가 워낙 크던 상황에서 관련 기대감이 주가에 과도하게 반영됐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다만 AI 반도체 수요가 여전히 늘고 있는 만큼 함께 쓰이는 HBM 역시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통상 새로운 세대의 D램 신제품이 처음 나올 때 고가를 형성하다가 향후 가격이 내려가면서 시장 쓰임새와 매출 규모가 더 늘었던 것처럼 HBM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화젯거리가 있을 때마다 AI 관련 업체들에 투자가 쏠리면서 버블이 다소 있었다"며 "여기에 금리 이슈와 지정학 리스크 등이 겹치면서 주가가 출렁일 요소가 많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AI 반도체와 인프라 시장을 바라보는 업계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라며 "지금은 AI 수혜주라 꼽히는 회사들이 매우 많지만 이번 조정을 거치면 옥석 가리기를 통해 메이저 플레이어 위치가 공고해지는 효과가 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딜로이트그룹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전체 반도체 시장(5760억달러)에서 AI 반도체 비중이 11%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생성형 AI 반도체 시장 규모는 올해 500억달러 이상에서 2027년 1100억~400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HBM 시장 역시 몸집을 키울 전망이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D램 시장 규모가 841억5000만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이 중 HBM 점유율은 20.1%로 지난해(8.4%) 대비 두 배 넘게 뛸 수 있다고 봤다.

전방 시장을 긍정적으로 내다보는 전망도 나온 상태다. 신한투자증권은 "AI, 반도체 실적이 단기 의구심에 직면하고 있지만 전방에서 AI 서버와 칩을 구매하는 플랫폼 실적 모멘텀은 고공행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플랫폼 실적 개선은 AI 자본적지출(CAPEX) 사이클 연장을 기대케 하는 요소"라고 덧붙였다. AI 수요 핵심인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실적 발표가 예고된 가운데 CAPEX 관련 긍정 코멘트가 나오면 관련 우려를 줄일 수 있다는 예상도 했다.

AI 서버 수요는 늘고 있다. 세계 서버 시장 1위 기업인 델 테크놀로지스는 회계연도 2024년 4분기(2023년 11월~2024년 1월)에 AI 서버 주문이 전 분기보다 약 40% 늘었다고 밝혔다. AI 서버 백로그(주문받은 뒤 출하 못 한 규모)는 29억달러로 전 분기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상태다. 서버 업계 관계자는 "AI에 대한 기업 관심이나 투자가 줄어들기보다는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며 "AI 서버 시장은 올해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산업IT부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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